(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진짜 다들 안 될 거라고 했는데…."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에게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또 다른 도전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우승했다. 김단비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였다.
그러나 당시 상대는 부산 BNK로, 정규리그를 25승 5패로 압도한 우리은행보다 전력이 약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위다. 1위는 우리은행보다 4승을 더 챙긴 청주 KB(27승 3패)다.
여자농구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대들보' 박지수가 제 컨디션을 회복해 돌아오자 곧장 정규리그 우승을 이뤘다.
챔프전에서 KB와 1승 1패를 나눠 가진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28일 홈인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62-57로 이겼다.
2승 1패로 앞서가는 우리은행은 이제 1승만 더 챙기면 2연패를 달성한다.
실제 우승한다면 KB에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이뤄낸 성과인 만큼 선수들에게는 더 값지게 다가올 터다.
김단비는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전반에 점수 차가 많이 벌어졌을 때는 '역시 안되는구나'라는 마음이 있었다"며 "선수들이 다 같이 뛰어주고 수비해줬다. 한 발 더 뛰어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전반을 23-35로 뒤진 우리은행은 3쿼터 25-10으로 KB를 압도하며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승부처인 4쿼터 '에이스 대결'에서 김단비가 박지수를 압도해 경기를 매조졌다.
김단비는 4쿼터에만 8점 2어시스트 2스틸을 쓸어 담았다.
경기 내내 박지수를 수비한 그는 이날 도합 21점 6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박지수는 16점 18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필드골 성공률이 37.5%까지 떨어졌다.
김단비는 "저번 경기에서 지수에게 너무 쉽게 득점을 준 것 같다. 내가 득점하지 못하더라도 지수는 못 넣게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이 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도 이겼다. 우리가 조금 느슨해진 것 같은데, 4차전은 다르게 임하겠다"며 "KB가 워낙 막강하다. 2승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첫 승을 올리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운명의 4차전은 오는 30일 오후 6시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