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아디다스가 등번호 '44'를 새긴 독일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글꼴 때문에 나치 군사조직인 친위대(SS·Schutzstaffel)의 문양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아디다스의 올리버 브뤼겐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dpa통신에 "온라인에서 (44번) 유니폼 맞춤 주문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유니폼을 팔면서 각자 선택한 이름과 등번호를 새겨주는 서비스를 해왔다. '히틀러' 등 나치와 관련된 이름은 이미 차단돼 있다. 여기에 등번호 '44'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공개된 독일 축구팀 새 유니폼은 원정용에 파격적으로 분홍색을 도입해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런 와중에 등번호 '44'를 마킹하면 폰트 디자인 탓에 친위대 SS의 문양으로 보인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알파벳 S 두 개를 각지게 쓴 듯한 SS 문양 '지크루네'는 고대 게르만족의 루네 문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켄크로이츠(십자가 갈고리)와 함께 나치(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의 대표적 상징으로 독일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등번호를 23번까지만 달기 때문에 44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일은 없다. 오는 6월 홈에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를 치르는 독일은 유니폼이 바뀐 이후 친선경기에서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잇달아 꺾어 '여름동화'에 대한 팬들 기대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