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가 지명타자 강백호(24)의 포수 기용 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지난번 한화 이글스전에서 강백호에게 포수를 시켰는데 긴장감 없이 잘 수행하더라"라며 "공을 잘 잡고 어깨도 좋다"고 말했다.
향후 강백호의 포수 기용 여부에는 말을 아꼈지만, 보직 변경 가능성도 열어두는 눈치다.
강백호는 지난 달 3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방문 경기 1-13으로 뒤진 8회말 포수로 출전했다.
경기가 기운 상태에서 나온 '이벤트성' 출전이었지만, 강백호는 큰 문제 없이 1이닝을 잘 막았다.
이 모습을 본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의 포수 기용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장 올 시즌부터 강백호를 포수로 기용할 가능성은 작지만, 본인이 포수 출전 의사를 밝히고 훈련에 임한다면 내년 시즌 보직 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다.
강백호는 서울고 재학 시절 투수 겸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2018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kt에 입단한 뒤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외야와 1루수 보직을 소화했으나 불안한 수비력을 노출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엔 붙박이 지명타자로만 나서고 있다.
강백호가 백업 포수 역할을 한다면 kt는 타선 교통정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지명타자 자리에 여유가 생겨 고참 야수들의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된다.
외부 요인으로 포수의 문턱도 낮아졌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 일명 '로봇심판'을 도입해 포수의 프레이밍(framing·포수가 투수의 공을 포구할 때 심판에게 유리한 판정을 받기 위해 미트를 조정하는 행위) 능력이 필요 없게 됐다.
볼 배합과 송구 능력, 포구 능력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kt 구단이 강제로 강백호의 보직을 변경할 순 없다.
포수를 맡게 되면 타팀 타자들의 성향을 익히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타격에만 전념하기 어려워진다.
강백호의 포수 변신은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