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골 2도움으로 상대 골문을 폭격한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공격수 일류첸코는 해트트릭을 놓친 아쉬움보다 팀이 완벽한 경기력을 보인 것에 더 큰 기쁨을 드러냈다.
일류첸코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홈 경기에서 김천 상무를 상대로 전반에만 2골 2도움을 몰아쳤다.
일류첸코의 활약에 서울은 김천을 5-1로 대파해 4위(승점 8)로 올라섰다.
일류첸코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전반전에는 준비한 것과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모두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며 "충분히 승점 3을 딸 자격을 증명했다"고 기뻐했다.
일류첸코는 이날 전반 15분 문전에서 수비를 등진 채 조영욱에게 살짝 공을 내줘 첫 도움을 기록하더니, 전반 33분에는 문전에서 왼발을 쭉 뻗어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5분 뒤에는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기성용이 넣어준 패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해 멀티 골을 작성했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임상협의 득점도 도와 이날 하루에만 공격 포인트 4개를 쌓았다.
올 시즌 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할 뻔하기도 했다.
전반 추가 시간 임상협이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찬 공에 발을 쭉 뻗었으나 다리 사이로 통과한 공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2분에는 박동진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오며 이날 활약을 마무리했다.
일류첸코는 "김천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거라고 예상했고, 우리에게 공간이 더 나올 거라고 생각해 골이나 어시스트를 추가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었다"면서도 "당장 주말 경기도 있고, 앞으로 치러야 할 경기가 많다. 교체된 점에 전혀 아쉽거나 실망스러운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체로 투입된 박동진도 열심히 훈련했고, 뛸 자격이 있는 선수"라며 이날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책임진 박동진도 한 번 더 챙겼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포항 스틸러스 시절 제자였던 일류첸코에게 예전 경기 영상을 보여주며 '좋았던 모습'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일류첸코가 가운데에 계속 박혀 있다. 예전엔 나와서 받아주고 다시 빠져서 들어가는 모습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을 인지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4라운드 강원FC전에서 기성용이 "일류첸코가 살아야 팀이 산다"며 일류첸코에게 페널티킥 키커를 맡겼다는 뒷이야기를 전한 김 감독은 "그 말처럼 일류첸코가 자신감을 얻어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팀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류첸코는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해준다는 걸 이제야 알았는데, 기분이 좋다"면서도 "내가 잘할 땐 팀 모두가 압박, 연계 등에서 득점까지 잘 만들어낸다. 오늘 같은 경우가 완벽한 예시"라며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