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년째 뛰는 최가빈이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다.
최가빈은 4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리더보드 맨 윗줄에 자리 잡았다.
2022년 드림투어와 KLPGA 투어를 병행하다 작년에 본격적으로 KL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최가빈은 아직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지난해 상금랭킹 52위로 간신히 시드를 지켰고, 작년 9월 KG 레이디스 오픈 공동 4위가 최고 성적이다.
톱10 입상이 3번인데, 컷 탈락이 11차례에 이를 만큼 하위권에 머문 적이 많았다.
지난달 시즌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친 끝에 7위에 올랐던 최가빈은 이날 개인 최저타수를 적어내 무명 탈출을 예고했다.
최가빈은 지금까지 KLPGA 투어에서 66타를 한번 친 적이 있을 뿐 65타는 처음이다.
게다가 최가빈은 버디 7개에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는 무결점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최가빈은 "연습 때보다 샷 감각이 더 좋지 않았지만 실수가 거의 없었다"면서 "오히려 놓친 버디 기회 2차례가 아쉽다"고 말했다.
겨울 동안 퍼트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는 최가빈은 "기술적 훈련보다는 나 자신을 믿자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게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경기를 풀어나가는 경험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자평한 최가빈은 "열심히 훈련한 만큼 내 플레이를 믿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하겠다. 목표는 무엇보다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황유민과 노승희가 5언더파 67타로 최가빈을 2타차로 추격했고, 박현경과 문정민, 홍지원 등이 4언더파 68타를 쳤다.
2022년 오구 플레이 늑장 실토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1년 9개월 만에 KLPGA투어 무대로 돌아온 '장타 여왕' 윤이나는 2언더파 70타를 쳐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윤이나는 공동 19위에 올랐다.
윤이나는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2022년 장타여왕 윤이나, 그리고 작년에 장타 1, 2위에 나란히 오른 방신실과 황유민의 장타 대결에서는 5언더파 67타를 친 황유민이 먼저 웃었다.
황유민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뽑아내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을 뿐 아니라 장타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황유민은 선두 최가빈에 2타차 공동 2위에 올랐다.
1번 홀(파4)을 트리플보기로 시작한 방신실은 이후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3타를 잃고 하위권으로 처졌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동분서주하는 신지애는 2언더파 70타로 우승 경쟁에 나설 디딤돌은 마련했다.
신지애는 14번 홀까지 버디 퍼트가 계속 홀을 외면하면서 지루한 파 행진을 벌이다 15번 홀(파5)과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뽑아내는 저력을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은 1오버파 73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은우는 3번 홀(파3)에서 6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홀인원의 행운을 누렸다.
KLPGA 투어 시즌 첫 홀인원이다.
연습 라운드 때는 2차례 홀인원을 했지만 공식 대회에서는 처음 홀인원을 잡아냈다는 최은우는 "자동차가 걸린 홀이 아니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의류 상품권을 부모님께 드리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우는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