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왼쪽)과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4.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11월에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발탁할 것인지 묻는 말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
류중일 감독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단은 지켜 봐야 한다. 현재 시점에선 뭐라 확실한 답변을 하기 어렵다"라면서도 "KBO가 방향을 제시해주면 선수 선발의 기준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류 감독은 "지금은 육성 위주로 대표팀을 선발하고 있는데, 프리미어12도 육성을 목표로 할 것인지, 아니면 성적을 목표로 할 것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지금처럼 육성에 무게를 싣는다면 류현진 선발 가능성이 어려워지지만, 성적을 위한다면 류현진 등 베테랑 선수들을 선발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2008 베이징 올림픽(우승),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우승) 등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한국 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러나 201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뒤 소속 팀의 반대와 부상 여파로 올림픽, 아시안게임, 프리미어 12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 활동에 아쉬움이 남았던 류현진은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 번쯤은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싶다"며 대표팀 승선을 희망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올해 한화에 복귀해 국제대회 출전엔 장벽이 사라졌다.
다만 현재 분위기라면 야구대표팀에 승선하기 어렵다.
대표팀은 지난해 WBC에서 조기 탈락한 뒤 리빌딩 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마다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을 선발하고 있다.
류현진의 몸 상태도 고려해야 한다. 류현진은 한국 복귀 후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예전처럼 맹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마운드보다 야수 선발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류 감독은 "요즘 젊은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 대표팀의 투수력은 좋아진 느낌"이라며 "하지만 확실한 타자들이 없다. 지금도 KBO리그 높은 순위에 있는 타자들은 대부분 30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류중일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은 잠실구장을 찾아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한화 더그아웃을 방문해 류현진과 잠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류 감독은 반갑게 "잘 지냈나"라고 물었고 류현진은 최근 부진을 의식한 듯 "(멘털이) 회복이 안 돼요. 안돼"라며 장난스럽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