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왼손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7)가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헤이수스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10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를 완전히 압도했다.
19명의 타자를 상대해 4회 2사 후 빅터 레이예스에게 단타 하나만을 내줬을 뿐, 나머지 타자는 모조리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헤이수스는 6이닝까지 소화하며 단 77개만 던졌고, 스트라이크 58개에 볼 19개로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3㎞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투심 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1회 공 10개만으로 롯데의 1∼3번 타자를 모조리 돌려세운 헤이수스는 2회에도 삼진 2개를 섞어 타자 3명만 상대했다.
3회에는 정보근과 손호영, 이주찬까지 3명의 하위 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4회 2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던 헤이수스는 레이예스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내줬으나 전준우를 내야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헤이수스는 5회에도 삼진 1개를 곁들여 공 11개로 이닝을 마쳤고, 6회 손호영과 정대선, 윤동희까지 3연속 삼진을 잡아내 10탈삼진을 완성하고 임무를 마쳤다.
키움 벤치는 7-0으로 앞선 7회 시작과 동시에 헤이수스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은 헤이수스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⅓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전 7이닝 무실점 역투로 KBO리그 첫 승리를 따냈고, 직전 등판인 6일 한화 이글스전은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2승을 수확했다.
경기까지 헤이수스는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를 이어갔다.
이날 키움은 9-4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고, 헤이수스는 시즌 3승(1패)째를 수확했다.
헤이수스는 경기 후 "투구 내용도 좋았고,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상대 타자가 공격적으로 나오기도 했고, 내 공을 믿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는 헤이수스는 "최근 스트라이크 존에 넣어서 타자가 치도록 유도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그게 주효해 타자 스윙을 많이 끌어냈다"고 많은 삼진의 비결을 설명했다.
키움은 헤이수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불펜 투수와 수비가 흔들리며 7회에만 4실점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서 직전 등판에 살짝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헤이수스를 80구 정도만 던지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헤이수스는 "그 계획에 동의했다. 그것에 맞게 효과적으로 투구해서 좋았다. 지금 몸 상태는 크게 이상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