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후배를 먼저 생각한 투수 김재웅의 투지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홍 감독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김재웅이 동생들을 보호하겠다는 마음으로 투지를 보여줬다. 정말 깊이 감동했다"고 극찬했다.
김재웅은 전날 롯데전에서 7-2로 앞선 7회 1사 만루 위기에 구원 등판했다.
3루에는 앞서 등판한 김윤하가 남겨 둔 주자가, 1루와 2루에는 전준표가 내보낸 주자가 있었다.
김윤하와 전준표는 2024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에 나란히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신인 투수다.
김재웅은 첫 타자 최항의 총알 같은 타구를 정강이에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면 승계 주자 득점을 허용해 후배의 자책점이 올라갈 상황에서 그는 고통을 참고 홈에 송구, 주자를 잡아냈다.
그제야 김재웅은 쓰러졌고, 구단 트레이너의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다시 벌떡 일어나 투구를 이어갔다.
김재웅은 대타 유강남에게 내야 뜬공을 유도했으나 포수의 포구 실책으로 2점을 내줬다.
윤동희에게도 볼넷을 허용해 만루에 몰렸지만, 김민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길었던 7회의 문을 닫았다.
결과적으로 김윤하와 전준표 모두 자책점을 떠안지 않았고, 팀은 9-4로 승리했다.
홍 감독은 "김재웅이 보여준 투지는 후배들이 (자책점이라는)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려는 마음 같았다"면서 "끝까지 해결하겠다는 정신력을 엿볼 수 있었다. 팀과 선수를 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는 김재웅은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홀드 2개를 챙겼고, 평균자책점은 1.69다.
최근 2경기 연속 등판한 김재웅은 이날 경기는 휴식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지만, 이날 김재웅과 전준표 그리고 주승우 3명의 투수는 출전 명단에서 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