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 대표팀의 라이더컵 골프 대회 역사적인 대승에 '앙숙'이던 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서로 포옹하며 자축했다.
미국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헤이븐에서 열린 제43회 라이더컵 골프대회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유럽을 7승 2무 3패로 앞섰다.
최종 점수 19-9로 유럽을 꺾은 미국은 이 대회가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으로 열리기 시작한 1979년 이후 가장 큰 점수 차 승리를 거뒀다.
이 대회를 앞두고 미국은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해 경험 부족이 우려됐고, 켑카와 디섐보의 사이가 나빠 팀의 단결력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켑카와 디섐보는 이날 대승을 확정한 뒤 서로 포옹하며 '해빙 무드'를 만들었다.
승리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저스틴 토머스가 "오늘 여기서 브룩스와 브라이슨이 포옹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고 "우리가 얼마나 한 팀인지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화해를 주선했다.
토머스는 '우리는 왜 친구가 될 수 없어?'(Why Can't We Be Friends)라는 노래를 선창하기도 했다.
그러자 디섐보가 먼저 무대 가운데로 나와 켑카를 손짓으로 불러냈고, 둘은 서로 껴안으며 화해했다.
함께 자리한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디섐보와 켑카의 화해에 기뻐했다.
둘은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코스 안에서도 한 차례 포옹하며 이미 날카롭던 둘의 사이를 상당히 누그러뜨려 놨다.
이번 대회에서 켑카는 2승 2패, 디섐보는 2승 1무를 기록하며 미국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스티브 스트리커 미국 대표팀 단장은 "(대회 기간에) 사실 이 둘이 한 조로 나가겠다고 요청을 해왔다"고 밝히며 "우리 팀의 단결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