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코리안 탱크' 최경주(51)가 10년 4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주관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은 언제나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최경주가 미국 무대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로 범위를 넓히면 2012년 10월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거의 9년 만이다.
최경주는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2011년 이후 첫 우승이라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기도도 열심히 해서 마음이 편안했다. 챔피언스투어 첫 우승의 꿈을 이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PGA 정규 투어 첫 승을 따낸 그는 50세 이상이 뛰는 챔피언스투어에서도 한국인 첫 승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02년 처음 우승할 때가 어려웠다"고 회상하며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 우승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하게 된 것 같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최경주는 최근 몸 상태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연습도 더 많이 하려고 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동 거리가 많다 보니 허리 쪽에 통증이 있었다"며 "2년 전에는 병원 신세도 지며 더 안 좋아졌다"고도 덧붙였다.
최경주는 2018년 8월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체중이 10㎏ 이상 빠진 모습으로 국내 대회에 나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 '최경주가 암 투병을 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는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하는 50세 이상 선수들에 대해 "여전히 몸 상태나 기술, 파워 등이 좋다"며 "(64세인) 베른하르트 랑거도 여전히 멀리 치고 점수 관리도 잘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지난주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한 최경주는 최근 2주 사이에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 준우승을 기록하며 상금 47만4천 달러(약 5억5천만원)를 벌었다.
최경주는 30일 경기도 여주에서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기 위해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날씨도 좋았고, 주니어 선수들과 함께 치르는 대회 방식, 훌륭한 팬들이 있어 행복했다"며 "또 이렇게 우승하고 곧바로 한국으로 가는 일정도 아주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