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서울 삼성 썬더스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이원석(연세대)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1.9.2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로 코트를 누비다 10년 전 은퇴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들이 프로 무대를 밟았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서울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21·207㎝)의 얘기다.
연세대 2학년 재학 중 드래프트에 도전한 이원석은 이번 참가 선수 중 최장신으로, 뛰어난 신체조건에 운동 능력도 두루 갖춰 프로농구를 대표했던 센터 김주성급으로 성장할 만한 선수라는 평가 속에 프로 조기 입성에 성공했다.
그의 아버지는 실업농구 삼성전자에서 시작해 프로농구 삼성,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를 거치며 활약했던 이창수 KBL 경기분석관이다.
2008년부터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 타이틀을 달고 뛴 이 분석관은 42세이던 2011년 은퇴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아버지의 프로 첫 팀 유니폼을 아들도 입게 된 것이다.
이날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대학 최고의 가드로 꼽혀 온 이정현(오리온)이 유력한 1순위 후보로 주로 거론됐으나 이상민 삼성 감독은 이원석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다. 아직 2학년이지만, 성장 속도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서울 삼성 썬더스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이원석(연세대)이 구단 유니폼을 입고 있다. 2021.9.28 [email protected]
지명 뒤 무대에 올라 "아직은 '원석'에 그치지만, 아버지를 뛰어넘어 KBL의 '보석'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이원석은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는 "프로에 도전하며 아버지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몸소 깨닫게 됐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보다 딱 1년 더, 43세까지 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원석은 "김주성 선배와 비교해 평가해주셔서 영광스럽고, 그만큼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면서 "훌륭한 선배들에 대해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데뷔하면 김종규(DB) 형과 맞붙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키가 큰 만큼 마지막 타점에서 위협이 될 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 약점으로 평가되는 웨이트는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이 분석관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분석관은 "좋은 평가를 받아 3순위 정도는 기대했으나 1순위는 생각지도 못했다. 감사하다"면서 "특히 제가 처음 프로 생활을 했던 곳에 좋은 순번으로 뽑혀 감회가 새롭다"며 미소 지었다.
농구인으로서 아들에 대해 "센터로서 몸싸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면 충분히 단시간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이 분석관은 "이제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염을 겪고도 코트에 돌아와 40세 넘도록 선수 생활을 이어갔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했던 그는 "자만하지 말고 꾸준히 성실하게, 몸 관리를 잘해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승부 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