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누누 산투 감독 선임은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다."
손흥민(29)의 소속팀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산투 감독 선임이 석 달도 안 돼 실패로 결론 나고 있다.
토트넘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개막 3연승 뒤 3연패 중이다.
27일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는 1-3으로 완패해 분위기는 더 침울해졌다.
토트넘은 올 시즌 이길 때는 모두 1-0으로 이겼고, 최근 3경기에서는 도합 9골을 실점하고 1골만 넣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토트넘이 연속 3골 이상을 실점한 것은 2003-2004시즌 4~6라운드(0-3패·2-4패·1-3패) 이후 18년 만이다.
경기력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토트넘의 올 시즌 슈팅 수와 슈팅 기회 창출 횟수는 20개 팀 중 최하위다. 득점한 4골 중 3골을 손흥민 혼자 넣었을 정도로 손흥민 의존도가 높다. 공격 전술이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상대 팀보다 많이 뛴 경기가 올 시즌 하나도 없다. 선수들이 안 뛰는 건 일반적으로 감독이 선수단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성질 급한 영국 타블로이드지들은 이미 산투 감독이 언제 경질될지 점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영국 공영방송 BBC도 스타 공격수 출신의 해설위원 크리스 서튼의 입을 빌려 산투 비판에 나섰다.
서튼은 28일(한국시간) BBC 라디오에 출연해 "수비 전환 시 뛰지 않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토트넘은 지금 완전히 엉망진창"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누노 감독의 지휘 아래서는 토트넘은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절대 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토트넘의 산투 감독 선임은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튼은 토트넘이 조제 모리뉴 전 감독 경질 뒤 다른 선순위 감독 영입에 연이어 실패한 뒤 급하게 산투 감독을 선임한 점을 언급하면서 "결국에는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선수들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트넘을 맡기 전 산투 감독은 울버햄프턴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팀이 챔피언십(2부 리그)에 있던 2017-2018시즌 지휘봉을 잡아 곧바로 EPL 승격을 이뤄냈다.
2018-2019시즌부터 두 시즌 간 EPL 7위의 성적을 내며 팀을 중상위권에 안착시켰다.
2019-2020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진출을 이뤄냈다.
그런 산투 감독이 토트넘에서 갑자기 부진한 것은, 선수들이 그의 말을 안 듣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투 감독은 스타 사령탑이 아니다. 젠나루 가투소, 안토니오 콘테, 파울루 폰세카 등 토트넘이 앞서 접촉했던 감독들보다 이름값에서 떨어진다.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 출신으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마이카 리처즈는 "토트넘 선수들은 조직력도, 안정감도 없이 자신만을 위해 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선수들은 산투 감독이 울버햄프턴과 만든 놀라운 성과를 존중해야 한다. 산투 감독은 울버햄프턴 선수들과는 잘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구단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닌 감독이 와도 똑같이 존중하고 그를 위해 싸워야 한다. 안 그러면 선수도 똑같이 심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