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현수가 자신감을 보이더라고요. 앞으로도 잘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FC서울의 센터백 황현수가 김기동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팀을 서울 더비 승리로 이끌었다.
서울은 17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에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3년 전 치른 이랜드와 사상 첫 서울 더비에서 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바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은 K리그1, 이랜드는 K리그2(2부)에서 경쟁한다.
서울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도, 코리아컵 우승을 위해서도 이날 승리가 꼭 필요했다.
쉽지만은 않은 경기였다. 초반 이랜드의 공세를 잘 막아낸 뒤 서울이 흐름을 가져갔으나, 좀처럼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후반 18분 황현수가 한승규의 코너킥에 이은 타점 높은 헤더로 결승 골을 뽑아냈다.
사실 이날 황현수의 출격은 미지수였다.
황현수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하지 못했고, 2차 전지훈련에서는 연습경기만 몇 차례 뛰었을 뿐이다.
리그 개막 뒤에는 종아리 부상으로 3주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고민이 많았다. 현수와 얘기하면서 '경기 뛰어도 괜찮겠느냐?, 팬들에게 (시즌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인데 몸 안 만들어져 있으면 어쩌냐?' 하고 얘기했는데, 현수가 자신감을 드러냈다"며 그를 선발 출전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황현수는 이날 득점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맹활약하며 이랜드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묶는 데 이바지했다.
서울은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센터백 김주성이 부상 중이다. 김 감독은 황현수의 이날 활약으로 김주성의 부재로 인한 걱정을 덜었다.
김 감독은 "황현수가 예전의 기량을 보여서 주성이가 돌아오기 전까지 로테이션으로 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로 공식전 6경기 무승을 기록한 이랜드의 김도균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앞으로 긍정적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아직 팀 분위기가 안 좋다는 느낌은 없다"면서 "골 찬스를 만드는 부분은 엄청나게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득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