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키움 경기.
방역 수칙을 위반해 징계를 받은 키움의 우완 투수 안우진이 경기 시작 전 몸을 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5강에 만족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랬다면 '성적을 위해 영혼을 팔았다'는 욕을 먹으면서까지 투수 안우진을 복귀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키움이 현재 순위인 5위보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키움은 4위 두산 베어스보다 먼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원정 징크스다. 키움은 올해 원정 시리즈에서 22승 2무 34패(승률 0.393)라는 끔찍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원정 승률이 4할 미만인 팀은 키움과 KIA 타이거즈(0.346), 한화 이글스(0.356) 세 팀뿐이다.
KIA(9위)와 한화(10위)는 리그 최하위권 팀들이고 워낙 승률 자체가 낮아서 그렇다 쳐도 키움은 유독 원정만 나서면 힘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는 키움이 홈에서 승률 0.617로 3위 LG 트윈스와 정확히 똑같은 승률을 기록하면서도 5위에 머무는 주된 원인이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돔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다. 2016년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스프링캠프까지 고척돔에서 진행했다.
그 영향인지 올해 키움 선수들은 야외에서 치러지는 원정 경기에서 유독 낯가림이 심하다.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키움은 후반기 원정 18경기에서 불과 4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후반기 원정에서 팀 타율은 0.232로 10개 구단 중 9위다. 홈런도 11개로 가장 적고, 팀 안타 역시 139개로 꼴찌다.
마운드 역시 힘을 잃었다. 후반기 원정에서 팀 평균자책점은 5.21로 7위에 머물러있다. 이기는 경기가 적다 보니 팀 세이브는 한 개도 없다.
그런데 키움의 잔여 23경기 가운데 홈경기는 10경기뿐이고, 나머지 13경기가 원정이다.
1승이 절실한 키움에는 악조건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방역수칙 위반 논란을 일으킨 안우진의 징계가 끝나도 이번 시즌엔 기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한 달 만에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안우진은 징계가 끝나자마자 1군에 복귀했고, 같은 논란을 일으킨 한현희도 좀 더 있으면 돌아온다.
키움은 당장의 성적을 위해 팬들의 신뢰를 희생하면서까지 애쓰고 있지만,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한다면 큰 힘을 받긴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