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그 질문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들어가 있죠."
프로야구 kt wiz의 이강철 감독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사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125구 투구와 관련한 질문에 나온 반응이었다.
데스파이네는 전날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14개를 얻어맞고 8실점 했다.
데스파이네가 두 자릿수 피안타를 기록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특히 그는 2회에만 5실점 해 분위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데스파이네는 이날 무려 125구를 던졌다. 지난해 KBO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다.
완봉이나 노히트노런 등 기록이 걸리지 않은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정규시즌에 이 정도로 많은 공을 던지는 건 흔치 않다.
게다가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지만 이 감독은 교체 없이 데스파이네에게 7회까지 마운드를 맡겨 의문을 남겼다.
데스파이네의 '무성의한' 투구에 불만을 드러내 온 이 감독이었기에 '벌투' 논란까지 일었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다"며 "그렇게만 말씀드리겠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데스파이네에게 더 던지라고 하니까 아무 말을 않더라"며 "또 내일 더블헤더가 있으니까 투수를 많이 쓰기가 어려웠다. 데스파이네가 7이닝까지만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벌투 논란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며 "그런데 데스파이네는 다음 주 화요일에 나가니까 평소와 달리 닷새 후에 던지게 된다. 그래서 아예 투구 수를 많이 던지게 한 뒤 닷새를 쉬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보려고 마운드에서 일찍 내리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한 무언의 메시지일 수 있지만,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