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말 1사 1, 2루에서 롯데 전준우가 선취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1.9.30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전준우(35)는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128안타로 최다안타 공동 5위였다.
하지만 지난주(21∼26일) 더블헤더를 포함해 7경기에서 무려 21안타를 몰아쳐 단숨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주간 21안타는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2018년 작성했던 19안타를 뛰어넘는 KBO리그 주간 최다 안타 신기록이다.
절정의 타격감을 앞세워 최다안타 1위로 도약한 전준우는 최다안타 타이틀을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전준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로 8-4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안타 1개를 추가하는 데 그친 2위 강백호(149개·kt)와의 격차는 이제 3개로 벌어졌다.
더불어 전준우는 KBO리그 역대 10번째로 4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하며 기쁨을 더했다.
경기 뒤에 만난 전준우는 "기록을 달성한 줄 몰랐다"며 "10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 더욱 뜻깊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 최다안타 타이틀(190개)을 차지한 적이 있는 전준우는 다시 찾아온 타이틀 기회에 욕심을 냈다.
그는 "지난주 말도 안 되게 안타를 많이 치다 보니까 기회가 왔다"며 "안타를 많이 치면 그만큼 팀에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준우는 건강함과 꾸준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롯데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2011년과 2013년, 2018년에도 전 경기에 나섰다.
롯데는 9월 들어 매주 더블헤더 경기를 치르는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 그래도 10개 구단 가운데 이동 거리가 가장 긴데, 매주 더블헤더 경기가 끼어있어서 야수들의 체력소모가 심각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준우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른다.
그는 "진짜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나뿐만 아니라 모두 오랜만에 찾아온 '가을야구'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중하는 것 같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득점권에서 특히 강하기에 전준우의 안타 생산 능력은 더욱 빛이 난다.
공식 타이틀은 아니지만, 전준우는 득점권 타율(0.434)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득점권 타율이 높지 않아 욕을 많이 먹었다"고 웃은 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계속 타점을 올리다 보니까 주자가 쌓이면 자신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장타력 감소는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26홈런을 터트린 전준우는 올 시즌엔 홈런을 7개만 때렸다.
전준우는 "정확성 향상을 위해 조금 변화를 줬는데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며 "어떻게 보면 "한 가지(정확성)를 얻으면 다른 한 가지(홈런)를 잃는 것 같다. 홈런은 줄었지만 대신 득점권 타율이 높아졌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올 시즌부터 롯데의 주장을 맡고 있다.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민병헌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다.
그는 "(민)병헌이에게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뇌동맥류로 인해) 몸이 안 따라주니까 본인도 안타까워하고, 그걸 지켜보는 우리도 안타까웠다. 안 아픈 사람은 모를 거라고 말할 정도로 병헌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일찍 은퇴해 안타깝지만 완쾌해서 편안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원하는 팬들의 바람에 보답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앞으로 24경기 남았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다면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