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내겐 홈런보다 타율…안타 더 치려면 착한 일 해야죠"

이정후 "내겐 홈런보다 타율…안타 더 치려면 착한 일 해야죠"

링크핫 0 491 2022.06.17 12:25

타율에 관심 더 보이지만, OPS 등 다른 부문에서도 최상위권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쓰레기를 더 열심히 주워야겠죠."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자신의 올 시즌 타율과 BABIP(Batting Average on Ball In Play·인플레이 타구 타율)를 떠올리며 툭 던진 한마디다.

이정후의 올 시즌 타율은 0.325로, 전체 4위(16일 현재)다.

매우 높은 타율이지만, 지난해 0.360으로 타율 1위에 오르고 개인 통산 3천 타석을 넘어선 타자 중 1위(0.339)인 이정후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1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이정후는 "나는 홈런에 관한 로망이 없다. 안타와 타율에 집착하는 편"이라며 "지금은 OPS(출루율+장타율)를 더 중요하게 보는 시대여서 장타가 많으면 더 좋은 타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기도 하고 '상징성'이 있는 타율에 더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0.325의 올 시즌 타율을 더 끌어 올리고 싶은 이정후의 속내가 드러난 말이었다.

이어 그는 BABIP를 화두에 올렸다.

이정후는 "올해 내 BABIP(0.310·27위)가 개인 통산 기록(0.358)보다 너무 떨어졌다. 타구 속도는 예전과 비슷한데…"라고 아쉬워했다.

BABIP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운'이다. 여기에 '이정후 분석'에 힘쓴 상대의 수비 시프트도 이정후 타구의 길목을 막았다.

이정후는 "불운과 상대 시프트가 섞여 BABIP가 떨어진 것 같다"며 "일단 쓰레기를 열심히 주워야겠다. 시즌 전에 구장에 (행운을 빌며) 막걸리를 뿌렸다. 구단이 준 막걸리였는데 내가 직접 사서 뿌려야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가득 담아 농담도 던졌다.

사실 이정후는 이미 기부 등의 선행을 자주 했다. 올 시즌 그의 BABIP를 낮춘 불운이 '착한 일을 덜 했기 때문'은 아니다.

이정후가 지금처럼 강한 타구를 생산하면 그의 BABIP는 시즌을 치를수록 개인 통산 평균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다.

시즌 10호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도는 이정후
시즌 10호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도는 이정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가 "관심 없다"고 한 장타도 늘고 있다.

이정후는 15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쳤다. 2017년에 입단한 그가 한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건, 2020년(15홈런)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홈런 수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내 홈런이 동점이나 한 점 차, 두 점 차 승부 때 자주 나왔다. 그건 기분 좋다"고 했다.

이정후는 홈런 10개 중 9개를 3점 차 이내의 팽팽한 승부에서 쳤다.

늘어난 홈런은 OPS도 높였다.

이정후는 "나는 OPS형 타자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그는 올 시즌 OPS 0.927로 이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후보다 높은 OPS를 기록 중인 타자는 호세 피렐라(1.011·삼성 라이온즈), 소크라테스 브리토(0.963·KIA 타이거즈), 두 명뿐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OPS 0.960으로 이 부문 4위를 차지했다.

홈플레이트 밟는 이정후
홈플레이트 밟는 이정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정후는 자신을 '(타율 등) 클래식 스탯이 더 좋은 타자'라고 소개했지만, 신개념 기록으로 살펴봐도 이정후의 가치는 매우 높다.

승리확률 기여도를 측정하는 WPA(Win Probability Added)에서는 1.69로 전체 1위다. WPA는 야구 경기 중 선수가 팀 승리 확률을 얼마나 높였는지는 측정하는 기록이다. 타자 WPA를 계산할 때는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 나온 적시타보다, 팽팽한 순간에서 친 적시타에 가점을 준다.

이정후는 그만큼 승부처에서 강했다.

스포츠투아이가 계산한 이정후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는 3.11로 타자 중 4위다.

조정득점생산력(wRC+)도 152.5로 4위다. wRC+ 리그 평균은 100이다. 이정후는 평균보다 50% 이상 높은 득점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정후는 "2021시즌을 치르면서 '나만의 타격 방법'이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그 느낌을 잊지 않고자 올해 기술 훈련을 빨리 시작했다"며 "아버지(이종범 LG 퓨처스 감독)께서 '나이가 들면 힘은 생긴다. 자신의 타격 방법을 만들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고 하셨다. 실제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힘과 경험이 쌓이고, 노력을 더한 이정후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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