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 더블헤더 1차전. 1회 초 1사 만루에서 kt 강백호가 유한준 내야 땅볼 때 홈에서 태그아웃되고 있다. 2021.10.1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강백호(22·kt wiz) 기용법을 두고 이강철 감독의 고민이 커지게 생겼다.
강백호는 지난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1·2차전에서 1번 타자 1루수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시즌 내내 3∼4번 타자로 활약한 강백호가 톱타자로 나선 건 2018년 10월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1천84일 만이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중심 타선에 있으니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안 좋은 공에도 자꾸 따라가더라"고 설명했다.
강백호는 9월 월간 타율이 0.250으로 곤두박질쳤다. 월간 타율이 단 한 차례도 3할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는 강백호였다.
전반기 타율 0.395로 한때 4할 타자 출현을 기대하게 했던 강백호는 악몽 같은 9월 탓에 시즌 전체 타율도 0.357까지 내려왔다.
그 사이 전반기를 타율 0.345로 마쳤던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타율을 0.360까지 끌어올리면서 타율 1위 자리를 빼앗아갔다.
강백호의 침묵에 대한 이강철 감독의 진단은 명료했다.
강백호가 자꾸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며 타율이 떨어지고, 타율이 떨어지니 마음이 급해지면서 추락이 가속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kt 타선이 21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을 벌일 정도로 9월 한 달간 집단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상대 투수들은 굳이 강백호에게 정면으로 승부를 겨룰 이유가 없었다.
강백호의 1번 실험은 외견상으로는 대성공이었다. 강백호는 타석에서 인내심을 발휘하며 끊임없이 출루했다.
1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2출루 경기를 펼쳤고, 2차전 역시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4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강백호가 전진 배치되면서 빠진 3∼4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1차전에서 유한준의 3점 홈런이 있었지만 2차전에서는 3∼4번이 단 1안타에 그쳤다.
kt는 더블헤더 1·2차전에서 각각 롯데에 3-4, 2-3으로 모두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마운드는 나름대로 선방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았고, 내야 수비 불안까지 겹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특히 2차전에서는 잔루를 무려 12개 기록하며 강백호의 4출루 활약이 무색해졌다.
이 감독의 구상대로 강백호는 1번 타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펼쳤다. 안 좋은 공을 침착하게 골라내며 중심 타선에 찬스를 마련해줬다.
이로 인해 타율과 출루율의 개인 수치는 다시 살아났지만, 팀은 강백호를 대체할만한 '해결사'를 찾지 못하고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그렇다고 강백호를 다시 3번으로 돌려놓자니 9월의 강백호로 돌아갈까 봐 그게 걱정이다. 이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