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셋업맨 최준용(20)이 후반기 무서운 페이스로 이의리(19·KIA 타이거즈)가 예약해둔 신인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2021년 신인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는 올 시즌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독보적인 성적은 아니지만, 소속팀이 리그 9위라는 점, 팀 득점 지원이 3.14점으로 리그 최하위권이라는 점, 그리고 피안타율 0.204라는 세부 성적을 고려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2020 도쿄올림픽 프리미엄도 얹어졌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서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이닝 동안 9피안타(2피홈런) 4볼넷 18탈삼진 평균자책점 4.50의 준수한 성적과 함께 탈삼진 공동 1위를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후반기 시작할 때만 해도 전반기와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올해 신인왕은 이의리의 차지가 될 것이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이의리는 시즌 종료 한 달여를 남겨두고 부상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12일 광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투구 도중 손톱이 깨져 다음날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29일 창원 NC전 등판을 목표로 훈련을 재개한 지난 22일 발목을 다치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의리는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이지만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신인왕 판도에도 변수가 생겼다.
현재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최준용이다.
최준용은 이의리보다 주목도가 떨어졌으나 후반기 들어 19경기 연속 무자책 투구로 이의리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최준용은 올 시즌 34경기에 구원 등판해 37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 중이다.
최준용이 팀의 남은 22경기에서도 강렬한 활약으로 40이닝 돌파와 함께 20홀드를 달성한다면 신인왕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
롯데 구단에서도 1992년 염종석 이후 29년 만의 신인왕 배출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최준용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31경기에서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다.
투구 이닝은 29⅔이닝으로 신인왕 수상 자격인 30이닝에서 ⅓이닝이 부족했다. 최준용이 다음 해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이닝을 관리한 것이다.
최준용은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wiz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3-3으로 맞선 7회초 구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구원승을 챙겼다.
그런데 롯데 관계자들은 오히려 낙담했다. 최준용이 승리가 아니라 홀드를 추가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역대 구원투수 신인왕 중에서 최다 홀드는 2017년 두산 베어스의 임태훈이 기록한 20홀드다.
최준용이 평균자책점을 꾸준히 낮춘 채로 20홀드를 넘어선다면 신인왕 레이스가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