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최원준이 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쳐 한 시즌 개인 최다인 11승째를 올린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공 98개로 8이닝을 채운 최원준(27·두산 베어스)은 "9회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정재훈(41) 투수코치는 완강했다.
승기를 굳힌 경기에서 굳이 '토종 에이스'를 무리하게 등판시키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무사사구의 완벽한 투구를 펼친 최원준은 "코치님이 너무 완강하셔서,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고 웃었다.
두산은 이날 삼성을 6-0으로 꺾었다.
최원준은 내심 '첫 완봉승'을 욕심냈지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최원준의 '부상 방지'를 먼저 생각했다.
두산에서 최원준은 그만큼 '귀한 존재'다.
이날 최원준은 무결점 투구를 했다.
1회와 6회, 2사 후에 2루타를 맞긴 했지만 후속 타자를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고 다른 이닝에서는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았다.
사이드암스로 최원준의 최고 시속 141㎞ 직구는 움직임이 심했고, 두 번째 무기인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했다.
완봉승에는 도전하지 못했지만, 최원준은 2020년 9월 15일 잠실 SK 와이번스전 8이닝 4피안타 1실점에 이어 두 번째로 8회를 채웠다.
또한, 한 시즌 최다인 11승(2패)을 거뒀다.
최원준은 "개인 기록을 세워 기분 좋다. 야수진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9회에도 등판하고는 싶었지만, 정재훈 코치님께서 '투구 수 100개가 넘으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하셨다. 코치님 생각이 워낙 확고하셨다"고 웃었다.
지난해 중간과 선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시즌을 시작한 최원준은 7월부터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으며 개인 첫 두 자릿수 승리(10승 2패)를 거뒀다.
올해 최원준은 24경기에서 모두 선발 등판했다. 도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만큼, 이제는 두산을 넘어 KBO리그에서 주목하는 확실한 선발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목표로 세웠던 규정 이닝(144이닝) 달성도 눈앞이다. 이날까지 최원준은 136⅓이닝을 던졌다.
두산은 정규시즌 25경기를 남겼다. 최원준도 5번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최원준은 "규정이닝을 넘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최원준은 시즌 평균자책점도 3.02에서 2.84로 낮췄다.
그는 "이닝과 평균자책점에 욕심이 있다. 그동안 2점대에 진입하면 실점해서 다시 3점대가 되곤 했는데, 2점대를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2019년까지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갑상샘암 수술, 개명 등의 사연을 소개해야 최원준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구위와 성적만으로도 최원준을 소개할 수 있다.
지난해에 최원준은 '실질적인 토종 에이스'라고 불렸고, 올해는 '토종 에이스'라고 불린다.
여전히 최원준은 '토종 에이스'라는 말이 나오면 손을 내젓는다.
그는 "유희관 선배, 이영하 등 나보다 누적 기록이 좋은 투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2일 삼성전에서 승리한 뒤 "최원준이 토종 에이스답게 최고의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