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제러드 설린저에 의한' 시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닫던 3월에야 안양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설린저는 그야말로 '저세상 플레이'를 펼치며 인삼공사를 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 10경기 무패 우승으로 이끌고 한국 무대를 떠났다.
팬들은 워낙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는 그에게 '설 교수'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9일 개막하는 2021-2022시즌 프로농구에서 활약할 20명의 외국인 선수 면면을 보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5시즌을 뛰었던 설린저같은 초특급 선수는 없지만 '알짜' 선수들이 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앤드류 니콜슨(206㎝)이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인 니콜슨은 2012년 올랜도 매직을 시작으로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 뛰다 2017년부터는 중국프로농구(CBA)에서 활약했다.
올랜도에서의 첫 두 시즌에 70경기 이상씩을 소화한 만큼 기본적인 기량은 검증이 된 선수다.
골 밑 득점이 좋은 데다 외곽포도 쏠쏠하다는 평가다.
다만 공격에 강점을 지닌 니콜슨이 수비적인 플레이를 많이 요구하는 '유도훈 농구'에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은 지난달 KBL 컵대회 첫 경기에서 32득점을 올린 니콜슨을 두고 '50점'을 매기면서 "공격도 공격이지만 우리 팀 컬러에 맞춰 책임감 있게 해 주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했다.
인삼공사에 새로 합류한 오마리 스펠맨(203㎝)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
스펠맨은 미국 빌라노바대 출신으로 2018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우승을 경험한 유망주 출신이다. 그해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0순위로 지명받았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두 시즌 동안 애틀랜타 호크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뛰었는데, 평균 6.8득점에 4.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빅맨이지만 통산 3점 성공률이 36.6%나 될 정도로 외곽포가 좋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고양 오리온이 데려온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미로슬라브 라둘리차(213㎝)도 상대 팀들에게 위협적이다.
113㎏의 체구를 바탕으로 한 골 밑 플레이와 중거리 슛이 좋다는 평가다.
라둘리차는 2016 리우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농구 해설위원은 "각 팀이 알차게 새 얼굴들을 뽑았다"면서 "설린저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명성이 있는 선수들이 여럿 온 만큼 새 시즌 프로농구판에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