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2연전서 확인한 추일승호 '빅포워드 농구'의 명암

필리핀 2연전서 확인한 추일승호 '빅포워드 농구'의 명암

링크핫 0 393 2022.06.18 22:24

쉽게 미스매치 만든 빠른 공격…허술한 2대2 수비 약점도 노출

필리핀과 두 번째 평가전에서 활약한 최준용과 라건아
필리핀과 두 번째 평가전에서 활약한 최준용과 라건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필리핀과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다음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펼쳐지는 2022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준비하는 추일승호에 이번 평가전은 '빅 포워드' 농구의 효용을 시험하는 장이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선임된 추 감독은 큰 신장에 기동력과 기본기까지 갖춘 빅 포워드를 중용해 한국 농구를 국제적 흐름에 맞게 변화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이는 슈터를 이용한 전술을 주로 사용했던 한국 농구로서는 실험적 선택이자 '가보지 않은 길'이었다.

특히 추 감독은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은 차세대 빅 포워드들이 수비 리바운드를 직접 따낸 후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트랜지션 오펜스'를 강조했다.

추 감독 부임 후 첫 공식전이었던 이번 2연전에서는 이런 전술의 명암이 동시에 드러났다.

여준석(고려대)을 위시한 빠른 공수 전환은 실로 위력적이었다.

두 경기 모두 3쿼터에 득점이 폭발하며 경기를 뒤집었는데, 2m를 넘는 신장에도 속공 시 판단력이 좋은 최준용(SK)과 여준석이 핵심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공을 몰고 코트를 건너와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할 역량이 있음을 증명했다.

속공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는 최준용과 이대성
속공 득점을 올린 후 환호하는 최준용과 이대성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여준석이 스피드와 파워를 이용해 저돌적인 돌파에서 강점을 보였다면, 최준용은 상대 수비가 정돈되지 못한 틈을 타 팀 전체를 공격에 참여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1쿼터 4분께 여준석이 필리핀의 에이스 드와이트 라모스를 상대로 보여준 공격이 추일승 감독이 구상하는 농구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여준석이 워낙 빠르게 공을 몰고 쇄도하는 탓에 필리핀은 체격이 맞는 수비수로 맞상대하지 못했다.

급한 대로 193㎝의 장신 가드 라모스가 수비에 나섰지만, 가속도가 붙은 여준석을 막아내지 못하고 엔드라인 너머로 튕겨 나갔다. 여준석은 텅 빈 골 밑에서 쉬운 득점을 올렸다.

이런 장면처럼 '빅 핸들러'를 이용한 빠른 공격은 세밀한 전술 없이도 쉽게 미스매치와 함께 상대 수비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라모스를 제외하고 170∼180㎝ 선수가 대부분이었던 필리핀은 두 선수가 공을 들고 달려올 때마다 급히 도움 수비에 나서느라 선수 간 약속된 동선이 꼬이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이날 끌려가던 3쿼터 초반 최준용이 단숨에 코트를 넘어와 상대 가드를 달고서 그대로 골대로 진격하자, 이대성(한국가스공사)을 막던 수비의 중심이 최준용 쪽으로 쏠렸다.

공중으로 도약한 최준용은 이런 수비 움직임을 읽고 3점 라인에 대기 중이던 이대성에게 패스했고, 무게 중심이 흐트러진 수비 앞에서 이대성이 편하게 중거리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두 경기에서 평균 96점을 허용한 것처럼 이 농구는 수비에서의 허점도 함께 드러냈다.

덩크 성공하는 여준석
덩크 성공하는 여준석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추 감독은 두 경기 모두 가드를 1명만 내보내고 포워드를 3∼4명을 출전시키며 주전 라인업을 꾸렸다. 가드가 2명이 나서는 전통적 구성과는 사뭇 다르다.

최준용과 여준석의 기동력과 수비력을 믿고 내린 선택이지만, 코트에 나선 포워드들에게는 상대 가드를 수비해야 하는 숙제도 함께 주어졌다.

문제는 포워드들이 새롭게 요구되는 수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선발된 모든 포워드가 여준석, 최준용처럼 수비 시 뒤로 빠지는 움직임, 가로 방향의 민첩성, 연속 점프 능력을 동시에 갖춘 것이 아니다.

포워드들이 상대 가드와 빅맨이 펼치는 2대2 공격에 대한 반응이 늦은 탓에 우리 수비가 꼬이는 빌미를 줬다. 그 결과 상대는 공을 돌리며 쉽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날 필리핀의 전체 슛 성공률은 59%, 3점 성공률은 43%였다.

속공 상황에서 상대 가드가 시도하는 1대1 공격에도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였다.

필리핀의 라모스에게 여러 번 골 밑 돌파를 쉽게 허용했다.

라모스는 이날 31점을 올렸다. 3점 라인 안쪽에서 12번 슛을 던져 10번을 성공했다.

7월 FIBA 아시아컵까지 남은 기간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가다듬는지가 추 감독의 빅 포워드 농구의 성공 열쇠가 될 전망이다.

18일 한국과 평가전에서 31점을 넣은 필리핀 가드 드와이트 라모스
18일 한국과 평가전에서 31점을 넣은 필리핀 가드 드와이트 라모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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