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
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18경기 출전에 그쳤던 창원 LG의 윤원상은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의 주인공이 됐다.
윤원상은 20일 경기도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PO 3차전 수원 kt와 원정 경기에서 극적인 버저비터 3점슛으로 LG의 76-73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 3점포로 LG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비디오 판독 끝에 윤원상의 마지막 3점슛이 득점으로 인정되자, LG 선수단은 모두 윤원상에게 달려가 기쁨을 만끽했다.
윤원상은 "정신없다. 행복하다. 오늘까지만 즐기고 4차전을 준비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당시 동점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는 윤원상은 "점프를 떴는데 순간 다 조용해지더라. 슛 쏘는 순간 감도 좋았다"며 극적인 장면을 돌아봤다.
윤원상은 이날 18분 24초를 뛰며 3점슛 3개를 포함해 11점을 넣었다.
아셈 마레이(25점 23리바운드)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책임졌다.
지난 시즌 54경기 전 경기에 나서서 평균 25분 넘게 소화했던 윤원상은 올 시즌 신인 유기상이 들어오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8경기 출전에 그치며 평균 10분 29초를 뛰는 동안 2.6점을 올린 윤원상은 자신의 진가를 PO에서 드러냈다.
윤원상은 언제든 코트에 들어가 자신의 기량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코치진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었다.
윤원상은 "전날 아침 내가 로스터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감독님, 코치님도 항상 준비하라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셨다"며 "항상 준비하고 있던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좀 더 긴 시간 동안 코트를 밟고 싶은 마음도 어필했다.
윤원상은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체력이 넘치더라"라며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좀 더 뛰어다니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기상은 윤원상의 버저비터에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유기상은 "내 성격유형검사(MBTI)는 '극T'(이성적, 분석적)인데, 눈물이 여기까지 차올랐다"며 자신의 눈 밑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직전 kt 공격에서 허훈 형이 패턴으로 골밑 득점에 성공해 동점을 허용했다. 원상이 형의 매치였던 만큼 멘털이 흔들릴 수 있었지만 버저비터를 넣었다는 게 대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