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LG 트윈스 최원태가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4.4.19. [email protected]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 됐던 불펜이 무너진 상태다.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고우석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고, 이정용은 입대, 함덕주는 팔꿈치 수술로 이탈했다.
셋업맨 정우영은 밸런스 문제로 2군에 있고, 베테랑 김진성도 컨디션 저하 문제로 전력에서 빠졌다.
LG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다행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는 올 시즌 출전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던졌고, 메릴 켈리도 5경기 중 4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임찬규와 손주영도 나름대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최원태였다. 최원태는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 전까지 올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한 번도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선 모두 4실점씩 하면서 부진했다.
최원태의 부진은 19일 SSG전 초반에도 이어졌다.
1회말 최지훈과 추신수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볼 8개를 내리던지자 LG 더그아웃은 웅성거렸다.
그렇다고 조기 강판할 수도 없었다. 최원태를 초기에 교체하면 불펜 부하가 심각해지는 상황이었다.
최원태는 후속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다시 초구 볼을 던졌다. 9개 연속 볼.
2구째는 직구를 던졌는데, 에레디아가 좌전 적시타를 쳤다.
최원태는 4번 타자 한유섬에게도 볼 2개를 내리던졌다.
제구 문제가 심각했다.
다행히 최원태는 한유섬을 유격수 땅볼로 막았고 고명준과 박성한을 차례대로 잡아내며 1회를 1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처한 상황과 뜻대로 던지지 못한 답답함 때문이었을까.
최원태는 당시 상황을 두고 "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경기를 이어 나갔다.
3회말엔 선두 타자 최지훈의 깊은 타구를 좌익수 문성주가 기가 막힌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했다.
불안하게 1-1 접전을 이어가던 최원태는 4회말 박성한의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오히려 최원태가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공에 맞고 승부욕이 솟구치더라"라며 "타구를 맞은 뒤엔 오히려 제구가 잡혀서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원태는 자신의 설명처럼 이때부터 주 무기 체인지업과 커브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그는 타구를 맞은 뒤부터 안타, 볼넷을 내주지 않고 6회까지 완벽한 호투를 이어갔다.
최원태가 6회까지 던진 덕에 LG는 7회 박명근, 8회 최동환, 9회 유영찬 등 3명의 불펜만 활용하며 4-1 승리를 거뒀다.
최원태는 6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6이닝 이상을 던진 건 올 시즌 처음이다.
그는 경기 후 "딱히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진 않았다"며 "그저 100구까지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느낀 감각을 계속 이어가면서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