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정현, '왕조의 조연'에서 '명가 재건의 주역'으로

삼성 백정현, '왕조의 조연'에서 '명가 재건의 주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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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으로 규정 이닝 채우고, 평균자책점 2위

'삼성 명가 재건의 주역' 백정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2010∼2015년,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는 동안 백정현(34)이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건, 단 두 번뿐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백정현은 KS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2014년 생애 처음으로 KS 엔트리에 포함되고, 불펜으로 한 경기에 등판해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백정현은 2015년 두산 베어스와의 KS에서는 1차전서 구원승을 거두는 등 3경기에 출전해 2⅔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2015년은 '삼성 왕조'의 마지막 해였다.

2011∼2014년, 4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KS 우승)을 차지하고, 2015년까지는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에 오른 삼성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2021년 삼성은 명가 재건에 나섰다.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지킨 삼성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맞대결에서 4-0으로 승리하며 kt를 밀어내고 1위로 도약했다.

KS 분위기로 치른 23일 kt전, 승리투수는 백정현이었다.

백정현은 6⅔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선발승을 따냈다.

올해 삼성이 KS에 진출한다면, 백정현이 KS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부상 암초에 걸리지 않으면 백정현은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과 함께 'KS 선발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역투하는 삼성 백정현
역투하는 삼성 백정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백정현은 '대기만성형 투수'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한 백정현은 시속 140㎞ 중후반까지 나오는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9년까지 1·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머물렀고, 2010년 삼성 1군 불펜투수로 자리 잡았지만, 2011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다시 뒷걸음질 쳤다.

재활을 마친 2013년부터 백정현은 붙박이 1군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70경기에 나섰다.

당시에도 백정현의 목표는 선발진 진입이었다. 그러나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하다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중간계투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다.

2017년 시즌 중반부터 선발 등판 기회가 잦아졌다. 2018년에는 단 두 차례만 중간계투로 나서고, 23차례 선발 등판했다.

백정현은 '붙박이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2019년에는 5, 6월 깊은 부진에 빠져 전반기를 4승 9패 평균자책점 4.79로 마쳤다.

그는 언제든 선발진에서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안고 후반기를 치렀고, 4승 1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반등했다.

백정현의 2019시즌 성적은 8승 10패 평균자책점 4.24다.

2020년 백정현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했고, 2021년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선발 경쟁을 했다.

차분한 백정현
차분한 백정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도 5월까지는 기복이 있었지만, 6월부터는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5월 18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에는 패전 투수가 된 적도 없다.

7~8월 6경기에 등판해 5승 평균자책점 1.16을 올려 생애 처음으로 KBO 월간 MVP를 수상했다.

8월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개인 첫 시즌 10승을 거두며 순항하던 백정현은 9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3주 동안 쉬었다.

짧은 휴식을 마친 백정현은 10월 16일 키움전(5이닝 6피안타 3실점)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주목도가 높았던 23일 kt와의 1·2위 맞대결에서는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백정현은 kt전에서 '숙원'이었던 규정 이닝(144이닝)도 돌파했다.

백정현의 올 시즌 성적은 25경기 150⅓이닝, 14승 4패 평균자책점 2.57이다.

다승 부문 공동 3위, 평균자책점은 2위다. 토종 선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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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은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삼성 왕조 시절'을 보냈다.

2021년 백정현은 느리지만, 정확한 투구로 개인 최고 성적을 찍었고 삼성의 상승 동력이 됐다.

당당히 '삼성 명가 재건'의 주연이 된 백정현은 이제 'KS 선발 등판'을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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