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 잘 치렀지만…삼성, 2021년 마지막 3경기 뼈아픈 패배

144경기 잘 치렀지만…삼성, 2021년 마지막 3경기 뼈아픈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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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위로 정규시즌 144경기 마친 뒤, 1위 결정전·PO에서 연거푸 패배

2015년 이후 6년 만에 PS 진출 성공…명가 재건은 미완

삼성, NC에 11-5 승리
삼성, NC에 11-5 승리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종료 후 NC에 11대 5로 승리한 삼성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2021.10.3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정규시즌 144경기를 공동 1위로 마친 삼성 라이온즈가 팀의 2021년 145, 146, 147번째 경기에서는 연거푸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접고 말았다.

7개월여의 페넌트레이스를 잘 마치고도, 정규리그 1위 결정전과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아쉬움을 남긴 채 2021년 일정을 마감했다.

삼성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고 긴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해 '명가 재건'을 완성하지 못했다.

1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P0 2차전에서 삼성은 두산 베어스에 3-11로 패해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 1위 결정전부터 PO까지 3연패

'가을 비극'은 10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시작됐다.

삼성은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76승 9무 59패로 kt와 동률을 이루고, 맞대결 성적에서 kt에 9승 1무 6패로 앞섰지만 KBO가 2020년 정규시즌 공동 1위 팀의 '순위 결정전'을 신설하면서 145번째 경기를 치러야 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을 '보너스 게임'이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은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직행의 보너스를 챙기지 못했다.

당시 삼성은 단 이틀만 쉬고서 선발 등판한 윌리엄 쿠에바스(7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게 막혀 kt에 0-1로 졌다.

과거 규정이었다면, 동률 팀과의 맞대결 성적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단일리그 사상 최초로 열린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의 희생양이 되면서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허삼영 감독과 삼성 선수들
허삼영 감독과 삼성 선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까지만 해도 삼성은 '박수받는 2등'으로 평가받았다.

PO를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PO를 뚫으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도 품었다.

하지만 3전2승제로 단축한 올해 PO에서 삼성은 1, 2차전을 모두 내줬다.

2016년 개장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처음 치른 포스트시즌 경기인 PO 1차전에서 4-6으로 무릎 꿇더니, 잠실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허무하게 패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총 5경기를 치른 두산보다 충분히 쉰 삼성이 체력과 전력 면에서 모두 우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했던 삼성은 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 구단·감독·선수, 삼위일체로 암흑기 탈출

정규시즌에서 삼성은 빛나는 성과를 냈다.

2011∼2014시즌, 4년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의 대업을 일구고 2015년 정규시즌에서도 우승한 삼성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년 삼성 사령탑에 올라 다양한 실험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은 허 감독은 부임 2년째,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했다.

허삼영 감독은 2020년 144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137개의 공격 라인업을 내밀었다.

올해는 144경기에서 114개의 공격 라인업을 썼다. 10개 구단 중 라인업 변화가 가장 적었다.

삼성은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았다. 7월 2일 2위로 올라선 이후, 단 한 번도 3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으로 막강한 1∼3 선발을 구축하고, 이승민, 이재희 등 새 얼굴을 내밀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무리 오승환을 축으로 한 불펜진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역투하는 오승환
역투하는 오승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격 면에서는 오재일과 호세 피렐라의 합류로 장타력이 상승한데다, 2020년부터 추구한 '뛰는 야구'가 완성되면서 '멀리 치고, 빠르게 뛰는' 타선을 구축했다.

삼성은 팀 도루 116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긴 호흡으로 팀 재건을 준비한 삼성 구단의 노력도 열매 맺었다.

내부 육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파악한 구단은 꾸준히 외부 수혈을 했다.

잠수함 투수 우규민, 내야수 이원석, 포수 강민호를 FA 시장에서 영입하고, 6년 동안 국외리그에서 활약하던 마무리 오승환도 복귀했다.

안방(강민호)과 뒷문(오승환, 우규민) 고민을 털어낸 삼성은 올해 장타력을 갖춘 1루수 오재일을 4년 최대 50억원에 영입하며 '상위권 전력'을 꾸렸다.

'삼성 왕조 시절의 막내' 김상수, 구자욱, 박해민이 외부에서 온 선수와 의기투합하고, 원태인, 최채흥 등 암흑기 시절에 건진 보석들이 성장하면서 삼성은 2021년 KBO리그에서 강팀으로 거듭났다.

삼성 구단은 2021년을 '명가 재건의 원년'으로 보고 원정 숙소 전원 1인 1실, 라이온즈 파크 내 사우나 시설 완비 등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환경을 만들었다.

선수 시절은 짧게 끝냈지만, 전력분석 전문가로 새 인생을 연 허삼영 감독과 선수들, 삼성 프런트는 7개월의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쳤다. 삼위일체로 만든 성과였다.

FA 자격을 얻는 강민호
FA 자격을 얻는 강민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 명가 재건 완성하려면 전력 유지 필수

하지만, 2021년의 삼성은 단기전에도 강했던 왕조 시절의 위상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5년 동안 하위권을 맴도는 사이, 삼성은 '큰 경기 경험이 없는 팀'이 됐고 단기전 3경기에서 경험 부족을 뼈저리게 느꼈다.

미완으로 남은 명가 재건을 위한 준비는 비시즌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전 포수 강민호, 중견수 박해민, 선발 투수 백정현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다. 왼손 선발 요원 최채흥과 우완 불펜 최지광은 입대를 앞뒀다.

투타에서 선수 이탈이 이어지면 가까스로 벗어난 암흑기에 다시 빠져들 수도 있다.

일단 삼성은 내부 FA 단속에 힘쓰며 전력 공백을 막고, 내부 육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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