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경기 나선 김하늘 "나는 골프인, 골프 떠나지는 않는다"

은퇴 경기 나선 김하늘 "나는 골프인, 골프 떠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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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과 골프 방송 쪽 진출"…"코스에서 경쟁이 더는 즐겁지 않아"

인사하는 김하늘.
인사하는 김하늘.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어휴, (오늘 경기) 너무 힘들었어요."

12일 강원도 춘천 라베에벨 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쉴더스·SK 텔레콤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김하늘(33)은 '추워서 힘들었다'고 엄살을 부렸다.

KLPGA투어에서 상금왕을 2차례나 지내며 8번 우승한 김하늘은 이 대회를 끝으로 필드와 작별한다.

김하늘은 지난달 24일 끝난 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 노부타 그룹 마스터즈GC 레이디스에서 일본 투어 은퇴 경기를 치렀다. 김하늘은 일본에서는 6승을 올렸다.

은퇴 무대 첫날 김하늘은 버디 2개에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5오버파 77타를 적어냈다.

영하에 가까운 추위에 강한 바람까지 불어 김하늘의 은퇴 경기 첫날은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웃는 얼굴이라 '스마일 퀸'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하늘은 "힘들었다"는 소감에도 환한 미소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오늘 너무 못 쳤다. 내일 잘 쳐서 (컷 통과를 해서) 모레까지 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했다"는 김하늘은 "경기력도 후배들과 겨루기 힘들고, 무엇보다 코스에서 경쟁하는 게 더는 즐겁지 않았다"고 은퇴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김하늘은 "선수 생활을 끝내도 여전히 나는 골프인"이라며 "선수 지도보다는 일반인 레슨을 할 생각이고, 골프 관련 방송 일을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15년 골프 선수 인생을 돌아보면 "잘 버텼다"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는 김하늘은 "나는 기복이 좀 심했던 선수였다. 그래도 바닥을 치더라도 다시 일어났다"면서 "멘털이 좋은 선수 아닌데도 다시 일어서고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많은 연습량 등 노력을 많이 한 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니어 때는 가장 늦게까지 연습장에 남아 있는 게 좋았다. 이른 아침에 아무도 나오지 않은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것도 즐겼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을까 싶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웃었다.

"선수 생활에서 가장 기뻤던 건 프로 첫 우승을 거뒀을 때"라고 밝힌 김하늘은 2014년에 연장전에서 톱볼을 때려 볼을 연못에 빠트리고 졌을 때 쥐구멍에 숨고 싶었을 때가 가장 기억이 남는 '흑역사'라고 소개했다.

2015년부터 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던 김하늘은 "일본 진출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일찌감치 그만뒀을 것이다. 한국은 선수 연령이 너무 낮아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인데 일본은 나이 많은 선수가 제법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은 우승자와 상금왕 등에 대한 배려가 있지만, 한국은 그런 게 없어서 시드 없어지면 필드를 떠나야 한다. 세대교체 너무 빨라 나이 든 선수라면 뛰는 게 미안한 느낌도 받는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는 "같이 투어에서 뛰는 동료들끼리 밥도 자주 먹고 사진도 자주 찍고 즐겁게 지내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동료애를 주문했다.

김하늘은 결혼 계획을 묻는 말에 "그렇지 않아도 얘기 많이 하는데 아직은 계획이 없다"면서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깜짝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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