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정후는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 1득점 1볼넷 대활약으로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단타(1회), 홈런(5회), 2루타(6회), 3루타(8회)를 차례로 쳐낸 이정후는 프로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타자가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는 것) 대기록을 작성했다.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였던 그의 아버지 이종범 현 LG 트윈스 코치도 해보지 못한 기록이다.
아버지와는 다른 족적을 남긴 이정후는 역설적으로 이 사이클링히트로 아버지가 걸었던 길에 더욱 가까워졌다.
이정후는 이날 4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0.352에서 0.358로 단숨에 끌어올렸다.
2위 강백호(0.350·kt wiz)와는 8리 차이로 간격을 벌리며 데뷔 첫 타격왕 등극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키움은 이제 4경기, kt는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일 오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한국 이정후와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 주루코치가 금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9.1 [email protected]
최근 3경기 9안타로 다시 몰아치기에 나선 이정후가 이 페이스를 유지해 타격왕에 오르면 세계 야구사에서 전례가 없는 '부자 타격왕'이 탄생한다.
이종범 LG 코치는 24세이던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4할 가까운 타율(0.393)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수위 타자가 된 사례는 국내 프로야구는 물론 우리보다 역사가 깊은 일본 프로야구(NPB),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한 번도 없었다.
이정후는 데뷔 2년 차인 2018년에도 '부자 타격왕' 가능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을 펼쳤으나 결국 3위(0.355)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정후는 최근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어 많이 의식했다. 점점 급해지고, 생각이 많아졌다"며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때의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운 이정후는 기록에 집착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최근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 재발했지만, 고통을 감수하고 경기에 나섰다.
트레이닝파트에선 휴식을 권했지만, 이정후는 지명타자로라도 나가겠다며 출전을 강력히 희망했다.
정상적인 타격이 될 리 없었다. 이정후는 19일 5타수 무안타, 20일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 관리는커녕 자신의 타율을 희생해서라도 팀에 대한 책임감을 먼저 앞세웠던 이정후였기에 '부자 타격왕'은 더욱 의미 있고 특별한 기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