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승리' 지켜낸 SSG 김택형 "야구하고 이런 경기는 처음"

'짜릿한 승리' 지켜낸 SSG 김택형 "야구하고 이런 경기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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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투수 김택형
SSG 투수 김택형

[촬영 임순현]

(인천=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야구를 시작하고 이런 경기는 저도 처음이에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팀의 4-3 승리를 지킨 SSG 투수 김택형이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자마자 내뱉은 말이다.

그만큼 짜릿한 승리였다.

팀이 4-2로 앞서던 8회초 등판한 김택형은 두산 1번 타자 정수빈의 안타와 SSG 중견수 김강민의 실책으로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뜬 공을 팀 내 최고참인 김강민이 어이없는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두산으로 넘어갔다.

긴장한 김택형이 폭투까지 하면서 두산이 4-3 턱밑까지 쫓아왔지만, 오히려 김택형은 그때부터 차분해졌다.

두산의 4·5번 김재환과 양석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계범의 타석 때 대타로 나선 김재호를 투수 앞 땅볼로 아웃시켜 위기를 스스로 진화했다.

하지만 김택형의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9회초 다시 마운드에 선 김택형은 허경민의 빗맞은 안타와 강승호의 내야 안타로 다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믿었던 포수 이재원이 포구 실책까지 범하면서 1사 2, 3루 벼랑 끝까지 몰렸다.

김택형의 투구 수가 40개 가까이 됐지만 SSG 김원형 감독은 투수를 교체할 마음이 없었다. 불펜에는 김택형 대신 내놓을 투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감독의 믿음을 김택형은 저버리지 않았다. 정수빈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지만, 대타 최용제를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다.

다음 타자는 6회초에 좌익수 담을 크게 넘긴 홈런을 친 두산 박건우, 산 넘어 산이었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김원형 감독은 여전히 투수를 교체할 마음이 없었다.

결국 김택형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4-3 짜릿한 승리를 지켜냈다.

승부를 결정 지은 김택형의 마지막 48구째 공은 한 가운데 직구였다. 마지막 힘까지 짜내 던진 소위 '타자를 윽박지르는 공'이었다.

김택형은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건우를 포크볼로 유인하려 했는데 안 통해서 마지막에 직구로 승부했다. 가운데만 보고 온 힘을 끌어서 던졌다"면서 환한 웃음을 보였다.

SSG 김택형
SSG 김택형 '내가 경기 끝냈어'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초 두산 공격 2사 만루 상황에서 SSG 투수 김택형이 두산 박건우를 삼진 아웃시키며 경기를 승리로 끝낸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SSG가 4-3으로 승리했다. 2021.10.2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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