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수원=연합뉴스) 천병혁 이대호 홍규빈 기자 = 은퇴한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 처방'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의 두산 베어스가 단비 같은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뒤늦게 첫 홈런을 날리고 마무리 홍건희는 첫 세이브를 수확한 데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이날 패한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지난해 입단한 최준호를 처음 선발투수로 기용한 두산은 신민혁을 투입한 NC와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NC는 2회초 1사 뒤 타석에 나선 박건우가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려 1-0으로 앞섰다.
두산은 5회말 박준영이 좌월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1-1을 만들었다.
6회에는 1사 후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강승호가 2루 도루에 성공하자 양석환이 중전 적시타로 불러들여 2-1로 역전했다.
이어 타석에 나선 두산 외국인 타자 라모스는 NC 선발 신민혁의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다 2군까지 갔다 온 라모스가 KBO리그 15경기 만에 터뜨린 1호 홈런이다.
NC는 7회초 무사 1, 3루에서 후속 땅볼로 1점을 만회했다.
9회초에는 NC가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뒤 김주원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3-4로 추격했다.
하지만 NC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해 1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9회초 무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한 홍건희는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
두산 최준호는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연장 혈투가 펼쳐진 고척스카이돔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5-2로 물리쳤다.
KIA는 1회초 2사 후 타석에 나선 김도영이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려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5회에는 이우성과 김선빈의 연속 안타로 엮은 1사 1, 3루에서 한준수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으로 앞섰다.
끌려가던 키움은 8회말 2사 후 김재현의 좌월 2루타에 이어 주성원이 극적인 좌월 2점 홈런을 뿜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2019년 입단한 주성원이 5년 만에 기록한 1호 홈런이다.
KIA는 동점을 허용했으나 1위 팀다운 뒷심을 발휘했다.
연장 10회초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KIA는 베테랑 최형우가 2타점 중전안타를 날려 4-2로 앞섰다.
이어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중전안타로 1점을 보태 5-2로 점수 차를 벌리며 쐐기를 박았다.
KIA 선발 윌리엄 크로우는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으며 7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승패 없이 물러났고 마무리 정해영은 시즌 9세이브(1승 1패)를 거둬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수원에서는 꼴찌 kt wiz가 한화 이글스를 9-6으로 제압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kt는 1회말 1사 만루에서 장성우와 문상철이 연속 안타를 날려 2-0으로 앞섰다.
2회에는 2사 후 천성호의 3루타에 이어 김민혁의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
끌려가던 한화는 홈런 한 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4회초 노시환이 중전안타, 채은성은 실책으로 살아 나간 뒤 김태연이 좌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단숨에 3-3을 만들었다.
그러나 kt는 4회말 실책과 볼넷, 야수선택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은 뒤 강백호가 큼직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다시 4-3으로 앞섰다.
kt는 5회에도 조용호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으나 한화는 6회초 박상언과 이진영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뽑아 5-5 재동점을 기록했다.
kt는 6회말 강백호의 솔로아치로 다시 앞섰으나 한화는 8회초 황영묵이 솔로홈런을 터뜨려 세 번째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kt는 8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장성우의 2타점 적시타와 폭투로 3점을 뽑아 9-6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공동 5위가 격돌한 대구에서는 이성규가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린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7-3, 8회 강우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LG는 1회초 좌전안타를 친 홍창기가 김범석의 우전 안타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3회초에는 볼넷을 고른 신민재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김현수의 중전안타로 득점해 2-0을 만들었다.
LG는 5회초에도 2사 후 홍창기가 좌월 3루타를 치고 나가자 김현수가 중전안타로 불러들여 3-0으로 앞섰다.
끌려가던 삼성은 6회말 공격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며 한꺼번에 7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김지찬이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자 1사 후 구자욱이 좌중간 2루타를 날려 1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내야안타와 류지혁의 좌전안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나선 이성규는 LG 두 번째 투수 이우찬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려 단숨에 7-3으로 역전시켰다.
2016년 입단한 이성규가 1군 리그에서 만루홈런을 친 것은 처음이다.
삼성이 이성규의 한 방으로 승기를 잡은 가운데 8회초 LG 공격이 끝난 뒤 폭우가 쏟아져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한편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롯데가 3-2로 앞선 가운데 4회말이 끝난 뒤 비가 그치지 않아 노게임이 선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