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가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에릭 요키시(32·키움 히어로즈)가 '13승 투수 대열'에서 가장 먼저 벗어났다.
요키시는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4승(7패)째를 챙겼다.
경기 전까지 백정현·원태인·데이비드 뷰캐넌(이상 삼성)·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드루 루친스키(NC 다이노스·이상 13승)와 다승 공동 선수였던 요키시는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뒤 만난 요키시는 "다승 타이틀을 얻으면 좋겠지만,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라고 말하면서도 "다승 1위를 하려면 팀 동료의 도움도 필요하다. 동료들과 내가 윈윈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19년부터 키움에서 뛴 요키시는 2020년 평균자책점(2.14) 1위에 오르며 한국 무대 첫 개인 타이틀을 따냈다.
다승 부문에서는 2019년 공동 8위(13승), 2020년 9위(12승)에 그쳤다.
올해는 한국 무대 한 시즌 최다승을 따내며, 다승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섰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왼쪽)가 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째를 따낸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요키시는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투수'다.
이날 요키시는 1회초 1사 2루에서 구자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빼앗겼다.
2회 1사 1루에서는 오선진을 투수 땅볼로 유도하고도, 자신이 2루에 악송구를 범해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요키시는 김헌곤을 3루 땅볼, 박해민은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2회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요키시는 "삼성 타자들이 잘 쳐서 선취점을 내줬다"며 "2회 실책은 철저히 내 잘못이었다. 이 위기만 넘기면 팀 동료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실제로 요키시가 위기를 넘기자, 키움 타선이 폭발했다. 키움은 8-2로 승리했다.
요키시는 경기 중 볼 배합도 바꿨다.
1∼3회까지는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위주의 투구를 하더니, 4회부터 투심과 궤적이 정반대인 슬라이더를 섞었다.
요키시는 "경기 중에 볼 배합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내 공에 익숙해진 삼성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와서, 커터성 슬라이더를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요키시는 '삼성 천적'의 이미지도 굳혔다. 요키시의 개인 통산 삼성전 성적은 9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02다.
그는 "삼성은 공수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던진다"며 "삼성전에 강한 이미지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키움에서 뛴 3년 내내 요키시의 목표는 '승리'였다.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승리를 향한 열망은 더 커진다.
요키시는 "3년째 한국 생활을 하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구단과 동료 모두 나를 편하게 대해준다"며 "나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있다. 나부터 '요키시가 등판하는 경기는 꼭 이겼으면 한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키움 더그아웃에서는 '요키시가 등판하는 날에는 승리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자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요키시가 에이스답게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했다. 경기 초반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완급 조절을 앞세워 잘 막아줬다"며 "요키시가 7이닝을 책임져줘서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