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K리그1 울산 HD가 10명이 뛴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면서 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울산은 24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2023-2024 ACL 준결승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지난 17일 4강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울산은 1, 2차전 합계 3-3 동점으로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득점에 실패한 뒤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5번 키커 김민우의 슈팅이 막히면서 4-5로 무릎을 꿇었다.
안타까운 승부차기 패배로 역대 ACL에서 두 차례(2012년·2020년) 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4년 만의 정상 탈환 도전을 4강에서 마무리했다.
수적 우세의 유리한 상황에서 무려 40차례 슈팅을 쏟아냈지만 3차례 '골대 불운'에 시달린 울산의 결정력이 아쉬운 경기였다.
굵은 빗줄기로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울산은 전반 초반에 몰아친 요코하마의 집중 공세를 위태롭게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선제골은 요코하마의 몫이었고, 울산 센터백 콤비 황석호와 김영권의 호흡이 아쉬웠다.
전반 1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마테우스가 내준 패스가 남태희의 다리에 맞고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흘렀다.
황석호와 김영권이 볼 처리를 놓고 잠시 주춤하는 사이 우에나카 아사히가 볼을 낚아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맛을 봤다.
요코하마는 전반 21분 안데르송 로페스가 페널티아크에서 강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로페스는 안델손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FC서울에서 뛰었다.
9분 뒤 울산의 빌드업 패스를 차단하고 역습에 나선 요코하마는 남태희가 내준 패스를 '선제골 주인공' 우에나카가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 골이자 팀의 3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요코하마에서 뛰는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남태희는 우에나카의 2골을 모두 돕는 활약을 펼쳤다.
순식간에 3골을 내준 울산 홍명보 감독은 전반 34분 중원에 이규성을 빼고 보야니치를 투입,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울산은 전반 35분 이동경의 오른쪽 코너킥을 마테우스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더로 추격골을 터트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전반 39분에는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빠르게 쇄도한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돌파했고, 이 과정에서 태클을 시도한 요코하마의 수비수 가미지마 다쿠미의 손에 볼이 맞았다.
주심은 곧바로 핸드볼 반칙에 따른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더불어 가미지마가 의도적인 핸드볼 반칙으로 명백한 득점 상황을 저지했다며 레드카드까지 꺼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은 전반 42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보야니치가 득점에 성공하며 스코어를 2-3으로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린 울산은 1차전 1-0 승리까지 합쳐 1, 2차전 합산 스코어 3-3을 만들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울산은 후반 2분 만에 보야니치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골키퍼 앞에 있던 루빅손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골은 취소됐다.
10명이 싸운 요코하마도 후반 18분 마테우스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더로 득점했지만 VAR 결과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고, 울산은 한숨을 돌렸다.
울산은 후반 32분 김민우가 골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며 땅을 쳤다. 울산의 두 번째 '골대 강타'였다.
추가골 사냥에 실패한 울산은 1, 2차전 합계 3-3으로 전후반을 마치면서 결국 연장전에 들어갔다.
울산은 연장 후반 9분 켈빈의 오른발 슈팅이 왼쪽 골대를 때려 '3번째 골대 불운' 속에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울산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1∼4번 키커로 나선 마틴 아담, 켈빈, 고승범, 이청용이 모두 득점에 성공했고, 역시 요코하마도 4명의 키커가 골 맛을 보며 4-4로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울산의 5번 키커로 나선 김민우가 골대 오른쪽 구석을 노리고 찬 외발 슈팅이 몸을 던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울산은 요코하마의 마지막 키커 에두아르두에게 실점하며 결승행 티켓을 넘겨줘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