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2 8라운드까지 평균 관중이 전년 동기 대비 86.7%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 이례적 '2부 흥행'의 중심에는 강등된 수원 삼성이 있다.
23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까지 경기 당 관중은 4천68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시즌 8라운드까지 평균 관중은 2천508명이었다. 1년 사이 86.7%의 가파른 증가 폭을 보인 것이다.
K리그1은 올 시즌 8라운드까지 평균 1만2천18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전년 동기(1만1천305명) 대비 6.3% 올랐다.
프로축구 인기가 전반적으로 올라간 가운데 K리그2가 특히 흥행한다는 뜻이다. K리그2 흥행을 주도하는 팀은 단연 수원이다.
수원이 치른 8경기에서 홈, 원정을 불문하고 평균 1만명이 넘는 관중(1만376명)이 현장을 찾았다. 관중 수가 8천명 밑으로 떨어진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수원의 사상 첫 2부 경기인 충남아산과 개막전에 1만4천196명이 찾았다. 이는 유료 관중 집계 후 K리그2 최다 관중 기록이다.
'수원 효과'에 상대 팀도 웃는다. 수원의 첫 원정 경기인 2라운드 서울 이랜드FC전에도 9천123명이 찾았다. 이랜드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이다.
3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전이 열린 안산와스타디움에도 8천264명이 왔다. 역시 유료 관중 집계 이래 안산 역사상 최다였다.
5라운드에 수원을 청주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 충북청주FC도 창단 이래 최다 관중(1만635명)에 활짝 웃었다.
21년 만에 정규리그에서 성사된 '지지대 더비'로 관심을 불러 모은 FC안양과 8라운드 경기에서도 최다 관중 기록이 새로 쓰였다. 안양종합운동장에 무려 1만2천323명이 찾았다.
안양의 종전 최다 관중 기록은 2013년 대한축구협회컵(현 코리아컵) 32강전으로, 1만1천724명이 모였다. 당시 상대도 수원이었다.
리그를 중계하는 쿠팡플레이도 지지대 더비를 주요 경기로 낙점, '쿠플픽'으로 생중계했다. K리그2 경기가 쿠플픽으로 중계되는 건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수원이 치른 네 차례 원정 경기 평균 관중 수는 1만86명이었다. 8라운드까지 홈이든, 원정이든 수원이 경기하는 날이면 '최소 1만 관중'이 보장된 셈이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 보여준 수원 팬들의 열정은 1부 12개 팀을 통틀어 봐도 비할 데가 없다.
(안양=연합뉴스) 안양과 수원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경기가 21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수원이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FC안양을 3-1로 제압했다. 사진은 수원과 안양의 '지지대 더비'. 2024.4.21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원정 경기 관중 수는 수원이 3천371명으로 프로축구 1, 2부 합쳐 전체 1위다.
2위 전북 현대(2천49명)를 크게 뛰어넘었다. 다만 전북은 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553명)이 포함된 점을 감안해야 한다. 3위 울산 HD(1천552명)와는 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 전북과 울산 모두 K리그1 팀이다.
K리그2로 한정하면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이 부문 2위는 부산(305명)으로, 수원의 11분의 1에 그친다.
팬들의 열성적 응원에 힘입어 수원은 초반 순항 중이다. 6승 2패로 선두에 올라 있다. 이대로라면 '바로 승격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염기훈 수원 감독은 '강등팀'의 사령탑으로서 아직도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한다.
염 감독은 지난 21일 안양전(3-1 승) 직후 "팬들께서 홈이든, 원정이든 오셔서 큰 힘이 돼주신다"며 "승리하고 있지만 아직도 죄송스럽다. 팬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상승세를 이끄는 스트라이커 김현도 "원정 경기에서도 항상 홈 경기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양=연합뉴스) 염기훈 수원 감독이 21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안양과 수원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 원정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4.21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