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브룩스 켑카(미국)가 '앙숙'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12홀 매치 플레이에서 4홀 차 대승을 거뒀다.
켑카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윈 골프클럽에서 열린 1대1 대결에서 9번 홀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2년 넘도록 장외에서 입씨름을 벌이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가장 노골적인 적대감을 서로에게 표출했던 둘의 맞대결치고는 결말이 싱거웠다.
디섐보는 1번 홀 티박스에 컵케이크를 들고 올라와 팬들에게 나눠줬다. 컵케이크는 발음이 비슷한 켑카를 놀리려는 소품이었다. 컵케이크에는 켑카의 얼굴 사진까지 붙였다.
디섐보의 도발에 켑카는 버디 폭탄으로 응징했다.
켑카는 9번 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내 버디를 하나도 뽑아내지 못한 디섐보를 압도했다.
2번 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기선을 제압한 켑카는 5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보탰다.
디섐보는 샷이 페어웨이를 자주 벗어나면서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6번 홀(파3)에서 켑카는 4m 버디 퍼트를 정확하게 홀에서 꽂아 넣어 3홀 차로 달아났다.
6번 홀에서 켑카는 니어핀 내기에서도 이겼다. 니어핀 내기에서 이기면 자기 이름으로 불우이웃에 50만명 분 식사를 기부한다.
켑카는 "뭐 할 말 있냐?"고 디섐보를 놀렸다.
8번 홀(파4)에서 켑카가 두 번째 샷을 1.2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자 승부는 사실상 기울었다.
172야드짜리 파 3홀인 9번 홀에서 디섐보는 먼 거리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3m 버디 퍼트를 남긴 켑카에게 컨시드를 주고 백기를 들었다.
켑카는 "그를 혼내주고 싶었다"며 "그와 친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샘보는 "내가 잘해야 했다"고 자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