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프로야구 국내 현역 지도자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5년 두산의 제10대 감독으로 취임한 뒤 화끈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세웠다.
감독 부임 첫해인 2015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시작으로 6년 연속 KS 진출을 이끌었고, 이 기간 3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KS 진출을 노린다.
공교롭게도 김태형 감독은 도전의 길목마다 '초보 감독'을 만난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의 상대는 올해 지도자로 데뷔한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었고, 준플레이오프(준PO) 상대 팀 감독은 올해 부임한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이다.
만약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면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친다.
2020년 부임한 허삼영 감독도 지도자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김태형 감독을 제외하면 이강철 kt wiz 감독이 포스트시즌 진출팀 감독 중 가을 야구 경험이 가장 많다.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가을야구 경험으로 따지면 김태형 감독을 따라올 지도자는 없다.
김 감독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키움과 WC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키움과 WC 1차전에선 마운드 전력 차를 이겨내지 못하고 패했지만, WC 2차전에선 화끈한 공격 야구를 펼치며 대승을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민규를 선발로 기용해 부상으로 빠진 두 명의 외국인 선발 투수의 공백을 메웠다.
아울러 올 시즌을 앞두고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의 대체자원으로 영입한 양석환을 가을 잔치의 핵심으로 키웠다.
김태형 감독이 LG와 준PO에서 어떤 가을야구 강의를 펼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만 '초보 감독'의 꼬리표를 안고 있는 타팀 감독들도 제각기 강점이 있다.
류지현 감독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원클럽맨이다. 선수 은퇴 후에도 LG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했다.
누구보다 LG의 야구를 잘 알고, 선수들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선수 시절 '꾀돌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생각의 깊이도 남다르다.
허삼영 감독은 선수 은퇴 직후인 1996년부터 전력분석팀에서 활동한 데이터 야구의 일인자다.
경험 없는 초보 감독으로 치부할 수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태형 감독도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