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LG 트윈스 팬들의 시선은 다시 마무리 고우석(23)에게 향한다.
압박감이 정규리그 경기의 3∼4배에 달한다는 포스트시즌에서 고우석이 과연 뒷문을 단단히 잠글 수 있느냐에 올해 LG의 명운이 달렸다.
고우석은 3년 내리 가을 야구 무대에 선다. 까다로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한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에서 10월의 부진을 떨쳐내느냐가 관건이다.
LG는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10월에 무려 무승부를 9번이나 했다. 이 중 3번은 고우석의 블론 세이브로 승리를 놓쳤다.
10월 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선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첫 타자 송성문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아흐레 후 10월 12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도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볼넷 1개와 안타 2개를 맞고 1점을 줬다.
10월 24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선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대타 양석환에게 3-3으로 비기는 홈런을 허용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1승이 아쉬웠던 당시 고우석이 블론 세이브 대신 세이브를 기록했다면 LG의 순위는 3위가 아닌 더 높은 곳에 있었을 테다.
고우석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대포알 속구의 영점이 안 잡히면 고전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무리 불펜에서 몸을 풀고 나와도 마운드에서 긴장감에 따라 제구는 춤을 춘다.
LG 벤치는 고우석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베테랑 포수 이성우를 고우석 전담 짝꿍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1점에 울고 웃는 포스트시즌에서도 LG가 전담 포수제를 운용할지는 알 수 없다.
류지현 LG 감독은 "고우석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며 정규리그에서 30세이브를 달성한 고우석이 부진할 때마다 그를 감쌌다.
이젠 고우석이 벤치의 지지에 부응해야 할 때다.
LG 타선이 준PO에서 두산 국내 투수들을 집중타로 무너뜨릴 수 있다면 고우석의 부담은 줄지만, 지난달처럼 응집력을 잃은 모습이 가을 야구에서도 이어지면 박빙 상황에 등판하는 고우석은 큰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다.
2019∼2020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 1세이브를 거둔 고우석은 준PO에서는 통산 4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을 던져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을 올렸다.
고우석이 잘 버텨야 LG는 27년 만의 한국시리즈 정상 정복의 꿈을 이어간다. 고우석도 팀이 두산을 꺾어야 준PO 넘어 현재 빈칸인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KS) 등판 기록을 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