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확실한 1∼3선발' 데이비드 뷰캐넌(32), 백정현(34), 원태인(21)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명가 재건을 위한 문을 열었고, 한국 야구 최고 마무리 오승환(39)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막강한 선발과 확실한 마무리로 6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에 도전한다.
2021년 삼성은 '명가 재건'의 과정인 원·투·스리 펀치 완성에 성공했다.
삼성의 왕조 시절, 돌직구로 상대의 추격을 완벽하게 차단한 오승환은 불혹의 앞둔 나이에도 KBO리그 최고 마무리로 활약했다.
9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PO·3전2승제)에서도 삼성은 막강한 선발과 견고한 마무리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와 맞선다.
올 시즌 다승 상위 7명 중 3명이 삼성 투수였다.
뷰캐넌이 16승(5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다승 타이틀(공동 1위)을 차지했고, 백정현(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과 원태인(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이 공동 4위에 올랐다.
삼성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가 3명 이상 나온 건, '삼성 왕조' 시절의 마지막 해인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2015년 삼성은 윤성환(17승 8패), 알프레드 피가로(13승 7패), 차우찬(13승 7패), 타일러 클로이드(11승 11패), 장원삼(10승 9패) 등 5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이후 삼성에는 '10승 투수'가 귀해졌고, 순위도 떨어졌다.
선발진의 부진은 팀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다.
2011∼2015시즌,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4년 연속 통합우승(2011∼2014시즌)의 대업을 일군 삼성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올해는 달랐다.
막강한 1∼3선발을 구축하면서, 삼성은 명가 재건의 동력을 얻었다.
뷰캐넌과 백정현, 원태인이 선발 등판한 83경기에서 삼성은 50승(6무 27패)을 거뒀다. 승률 0.649로 팀의 시즌 승률 0.563보다 0.086 높았다.
다른 색을 지닌 투수 3명이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삼성 팬들의 기쁨은 더 커졌다.
뷰캐넌은 역대 삼성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2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둔 든든한 에이스였다.
2007년 입단한 '늦깎이' 백정현은 입단 15년 차에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그는 평균 시속 137㎞의 느린 공으로도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과 날카로운 제구로 성공 시대를 열었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젊은 에이스'의 입지를 굳혔다. 올해 슬라이더를 손에 익히면서, 체인지업과의 조화가 빛을 발했다.
두산전에서는 뷰캐넌이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00, 백정현이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고전했다. 원태인은 1경기에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1실점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두산과 만나는 터라 자신감이 커진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등판하면 삼성 팬들은 승리를 확신한다.
오승환은 올해 64경기에 등판해 2패 44세이브를 챙겼다. 블론세이브(세이브 실패)는 단 한 차례만 범했다.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2.03으로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좋았다.
두산전에서도 6경기에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3볼넷 1실점 4탈삼진으로 호투하며, 3세이브를 거뒀다.
삼성을 6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인도한 원·투·스리 펀치와 끝판대장은 가을 잔치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삼성은 왕조 시절, 막강한 투수력을 앞세워 상대를 눌렀다.
이번 PO에서도 투수진 전력은 삼성이 두산을 압도한다.
삼성은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으로 3선발 진용을 짜고, 기존 선발 요원 마이크 몽고메리와 최채흥을 구원으로 돌려 불펜진을 강화했다.
오승환의 경험은 삼성 불펜에 안정감을, 상대에게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오승환은 2011년부터 2013년, 3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확정 짓는 공을 던졌다.
일본과 미국에서 6년(2014∼2019년)을 뛴 오승환은 8년 만에 치르는 2021년 가을 잔치에서도 같은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