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으로 치른 202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긴 가을'을 보냈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출전하고,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홈런을, 월드시리즈에서는 안타와 득점을 하며 '한국인 최초 기록'도 만들었다.
그러나 2021년 최지만의 가을은 짧았다.
탬파베이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승제) 4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5-6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최지만의 2021시즌도 종료했다.
빅리그 입성 후 6번째 시즌을 치른 최지만은 세 차례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는 등 악전고투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고 IL에 오른 최지만은 5월 17일에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6월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8월에는 허벅지 통증을 느껴 또 IL에 올랐다.
팀이 치른 162경기의 절반 정도인 83경기에 출전한 최지만은 타율 0.229(258타수 59안타), 11홈런, 45타점, 26득점, 45볼넷을 올렸다.
수확은 있었다. 최지만은 9월 3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방문경기에서 빅리그 개인 통산 50번째 홈런을 쳤다.
한국인 타자 중 메이저리그에서 5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추신수(현 SSG 랜더스·메이저리그 218홈런)와 최지만, 두 명뿐이다.
탬파베이는 AL 최다승(100승 62패)의 완장을 차고, ALDS에 직행했다.
최지만도 ALD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2019, 2020년에 이어 3시즌 연속 가을 무대에 섰다.
최지만은 9일 ALDS 2차전에서 6회말 왼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4호 홈런을 쳤다. 3년 연속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치는 기쁨도 누렸다.
(보스턴 AP=연합뉴스) 탬파베이 레이스 1루수 최지만(왼쪽)이 12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9회말 수비 때, 3루수 얀디 디아스의 한 번 튄 송구를 가슴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가을 잔치는 너무 짧았다.
더구나 최지만이 지킨 1루에서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최지만은 올해 탬파베이의 마지막 이닝이었던 ALDS 4차전 9회말 1사 2루에서 트래비스 쇼의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얀디 디아스의 송구를 잡지 못했다.
최지만은 1루 앞에서 튀어 오른 공이 뒤로 빠지지 않도록, 가슴으로 공을 막는 '안전한 수비'를 택했다.
이후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끝내기 좌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디아스의 송구가 정확히 날아오거나, 최지만이 원바운드 송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최지만은 ALDS 마지막 경기, 타석에서도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올해 포스트시즌 최지만은 7타수 2안타(타율 0.286), 1홈런, 1타점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성적은 27경기 63타수 15안타(타율 0.238), 4홈런, 6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