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11.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프로야구장엔 생기가 돌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시작한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 조처로 관중들의 입장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치른 4일 서울 잠실구장엔 구름 관중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관중들은 거리두기 없이 자유롭게 착석했고, 적지 않은 관중들은 마스크를 벗고 핫도그, 샌드위치, 각종 음료 등 음식물을 취식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금지한 육성 응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 팀 응원 단장은 경기를 앞두고 관중들에게 육성 응원 자제를 요청했고, 관중들은 목소리 대신 응원 도구를 이용해 박수 응원을 했다.
육성 응원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극적인 장면마다 양 팀 관중석에선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때마다 응원단장은 마이크로 육성 응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야구팬들은 정부의 지침에 관해 이해한다면서도 아쉬운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장에서 만난 LG 팬 류한석(20)씨는 "경기장에 오는 이유는 소리를 지르고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기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탄식을 하게 되는데, 인위적인 응원 금지 조처가 방역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류 씨는 "야구장은 사방이 트인 곳이 아닌가"라며 "백신 접종자들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응원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두산 팬 장재훈(43) 씨는 "육성 응원을 막기보다는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는 취식 행위를 더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장 씨는 또한 "(실내 체육시설인) 고척스카이돔에선 취식조차 안 된다고 한다. 극장은 팝콘 등 취식행위를 허가하면서 체육시설에선 금지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역 조처 개선점에 관해 의견을 준 관중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두산 여성 팬 이 모(23)씨는 "정부는 어떤 조처가 방역에 더 도움이 되는지 숙고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관중들을 띄어 앉게 한 뒤 육성 응원을 허용하는 게 더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LG 여성 팬 김 모(20) 씨는 "백신까지 맞았는데 소리도 내지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한 조치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정부가 정한 지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일 경기 중 관중 육성 응원 금지 대책을 마련하면서 홈런 및 적시타 등이 나올 때 응원가를 틀지 않고, 응원단을 통해 육성 응원 대신 박수 응원을 펼쳐달라고 요청했다.
양 팀 응원단은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면서도 관중들의 소리가 커질 때마다 응원을 멈추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두산 베어스 응원단장인 한재권 씨는 "그래도 팬들은 성숙한 자세로 방역지침에 협조해주고 있다"며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관중들이 정부 지침을 따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