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황인선(45)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가 20세 이하(U-20)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축구협회는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U-20 월드컵을 준비할 사령탑으로 황 코치를 선임했다고 9일 밝혔다.
학교나 실업 여자 축구팀이 아닌 각급 대표팀에 여성 지도자가 감독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축구협회는 전했다.
황 신임 감독은 위례정보산업고와 울산과학대, 인천 현대제철, 서울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1994∼2004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03년 미국 여자 월드컵 등에 참가했다.
2003년 일본과의 여자 아시안컵 3·4위전에서 결승 골을 터뜨려 한국 여자 축구를 사상 첫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선수 은퇴 이후에는 2007년 서울시청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0년 여자 U-20 월드컵 대표팀의 코치로 한국이 3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연령별 대표팀 코치를 맡아오다 2019년 윤덕여 전 감독 사임 이후 국가대표팀 사령탑이 공석일 땐 감독 대행으로 미국 원정 평가전에 출전, 1-1 무승부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말 부임한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을 보좌하는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해왔다.
김판곤 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은 "황 감독은 여자 연령별 대표팀과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으며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고, 국제대회 경험과 해당 연령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다. 강력한 전방 압박과 능동적인 축구로 경기를 지배하려는 스타일도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황 감독 선임이 여자 연령대 대표팀에 여성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협회의 여성 지도자 육성 정책에 발맞춰 이들을 폭넓게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축구협회를 통해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각급 대표팀 최초의 여성 지도자라는 것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며 "후배들과 소통하며 여자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가대표팀에서 벨 감독님에게서 배운 것들을 U-20 선수들에게 많이 알려주며 기량을 키워 성인 대표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연결고리' 역할을 강조한 그는 "나중에는 여자 A대표팀 감독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황인선 감독이 맡는 여자 U-20 대표팀은 내년 8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리는 2022 FIFA 여자 U-20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은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3위에 올라 U-20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는데, 2020년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산되면서 2022년 대회 출전권을 자동으로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