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에서 포수로 뛰고 2015년 은퇴한 현재윤(42)은 현재 경기도 가평군체육회 산하 G스포츠클럽 야구팀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은퇴한 선수들은 보통 프로팀 또는 아마추어팀 지도자를 하거나 사설 야구 학원을 차려 유망주들을 가르친다.
프로에서 제법 이름을 날린 이들은 이름값 덕분에 맞춤형 집중 교육 위주의 사설 학원에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린다.
현재윤이 택한 길은 사뭇 다르다.
잠시 방송 해설위원을 지낸 현재윤은 고교·대학 지도자를 거쳐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가평 G스포츠클럽 몬스터 야구단 감독으로 채용됐다.
지방자치단체 체육회가 운영하는 흔치 않은 야구 클럽이다.
G스포츠클럽은 생활 체육 기반을 통해 엘리트 선수를 발굴하려는 목적으로 발족했다.
가평군 내 스포츠 클럽과 학교 스포츠 클럽을 연계해 체육 활성화를 도모한다. 몬스터 야구단을 포함한 G 스포츠클럽의 예산은 경기도 교육청 지원금 50%와 가평군 지원금 50%로 충당한다.
공부하는 운동부원 육성과 생활 체육 저변 확대를 추진하는 현재 추세에 어울리는 스포츠 클럽이다.
현 감독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생 8명, 중학생 6명 등 14명을 현재 지도하고 있다"며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야구장에 모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4시간씩 훈련한다"고 소개했다.
원래는 현 감독 혼자 가르치다가 두산 베어스, kt wiz,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정대현 투수코치가 최근 합류해 야수와 투수를 나눠 체계적으로 지도할 환경이 조성됐다.
가평군은 야구의 불모지이지만, 몬스터 야구단의 훈련 여건은 좋은 편이다. 게임을 하고 연습할 수 있는 야구장이 두 면이나 있다.
장차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은 초·중학교 야구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 달 회비 30만원만 내면 몬스터 야구단에서 야구를 배울 수 있다.
입소문을 타고 몬스터 야구단에서 야구를 배우려고 타지에서 가평으로 전학 오는 학생도 있다고 현 감독은 귀띔했다.
그는 "인원이 모자란 탓에 다른 지역에 있는 팀과 연합팀을 결성해 전문 야구 선수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엘리트 대회에 올해 출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프로에서 13시즌을 뛴 현 감독은 엘리트 야구부보다 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클럽 야구단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쏠쏠하다고 했다.
현 감독은 "30년간 야구를 해 온 경험을 살려 선배로서 야구를 배우려는 후배들에게 최상의 훈련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멘털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기술 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늘 고민하고 후배들에게 동기를 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지도 철학의 일부분을 설명했다.
어린 선수들과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현 감독은 "선수들이 더욱 늘어난다면 클럽 야구단을 잘 조직해 엘리트 팀과 제대로 겨뤄 이겨보고 싶다"며 기적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