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에서 전북 일류첸코가 울산에 결승골을 넣자 김상식 감독(양복)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6 [email protected]
(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 내내 울산 현대를 만나면 기를 펴지 못했던 전북 현대가 울산과 마지막 맞대결에서 웃으며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을 향해 진격했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의 K리그1 35라운드는 2021시즌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늠할 결정적 한 판이었다.
4경기만을 남겨 두고 승점이 67로 같은 두 팀의 올해 마지막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이 경기 전까지 순위에선 득점이 5골 많은 전북이 근소하게 앞서 있었으나 K리그1 맞대결에선 울산이 1승 2무로 우위였다. 지난달 17일 전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도 울산이 승리한 바 있다.
전북에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일전이었지만, 전북은 올해도 결정적 순간에 '챔피언 DNA'를 되살리며 하나 남은 트로피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에서 울산 원두재가 전북 진영을 돌파하고 있다.
2021.11.6 [email protected]
이날 전북은 전반 23분 송민규의 득점포로 올해 울산을 상대로 처음으로 선제골을 기록했고,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엔 일류첸코의 극적인 헤딩 결승 골이 터진 덕분에 3-2로 승리하며 1만1천여 관중을 열광시켰다.
짜릿한 승리에 모든 전북 구성원과 팬들이 환호하는 가운데서도 특히 격렬하게 기쁨을 표현한 건 전북의 김상식 감독이었다. 5번의 도전 끝에 홍명보 울산 감독과의 지략 대결을 마침내 이겨냈다.
김 감독은 일류첸코의 '극장 골'이 나오자 뛰어오르며 어퍼컷을 하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선수들과 팬들이 기쁨을 나누는 홈 서포터스석 앞까지 달려가 함께 포효했다.
(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에서 전북 일류첸코가 울산에 결승골을 넣고 동료들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6 [email protected]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쌓인 게 많아서 저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오늘 경기 나가기 전에 '이제 더는 우리 홈구장에서 상대가 기념 촬영하는 걸 보지 말자'는 얘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자극을 받은 것 같다. 빚을 갚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야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의 승리를 계기로 준비를 잘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전반 23분 선제골로 발판을 놓은 송민규도 화려한 세리머니로 전북 팬들을 기쁘게 했다.
올여름 포항 스틸러스에서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전주성'에선 처음으로 골 맛을 본 송민규는 그라운드를 서서히 누비는 '산책 세리머니'를 한참 동안 펼치며 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송민규는 "ACL 맞대결 때 (울산) 이동경 형이 그렇게 한 것이 마음에 많이 남아있었다"면서 "한교원 형이 '오늘 네가 골을 넣고 똑같이 보여주라'고 해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전북은 확실히 이기는 방법을 안다. 선수들이 '끝에는 우리가 웃는다'는 확신에 차 있더라"면서 "울산을 상대로 올해 승리가 전혀 없었지만, 오늘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