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공격형 미드필더 팔로세비치(28·세르비아)가 시즌 막바지 팀 상승세의 선봉장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팔로세비치는 7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K리그1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12분과 43분 연속 골을 폭발, 3-0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공격 포인트 20개(14골 6도움)를 몰아쳐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뒤 올해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팔로세비치는 서울에선 지난해 같은 모습을 보이진 못하다가 최근에 위력을 되찾았다.
최근 4경기에서 연속 득점포(5골)를 가동하는 등 어느덧 시즌 9골 4도움을 올렸다.
특히 이날 성남을 상대로는 멀티 골에 전반전에 나온 조영욱의 결승 골 때는 도움까지 기록하며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서울이 최하위권에 머물며 9월 초 박진섭 전 감독이 물러나고 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9월의 선수' 조영욱과 더불어 팔로세비치다.
이들이 나란히 5골을 넣는 등 팀 분위기가 살아나며 서울은 최근 2연승을 포함, 안 감독 부임 이후 5승 3무 1패의 상승세 속에 9위(승점 43)에 자리했다.
최하위 광주FC(승점 36)와는 승점 7 차이로 벌려 '다이렉트 강등'은 면했고, 11위 강원FC(승점 39)에는 승점 4 차이로 앞서 남은 두 경기의 부담감을 조금은 덜었다.
성남전을 마치고 팔로세비치는 "안익수 감독님이 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오셔서 전술적으로 요구하는 게 다르긴 하지만, 특별한 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얻었고, 약간의 운도 작용하면서 득점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 팀에 왔을 땐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던 게 사실이지만, 호흡을 맞춰 가면서 오늘 경기에서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한 선수를 특정할 수 없이 모든 공격진과 좋은 호흡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안익수 감독은 "팔로세비치와 함께 한 시간이 많지 않아서 전술에서 완성해가는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가진 역량이 있는 선수라서 전술적 이해를 통해 창의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안 감독은 팔로세비치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자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이를 활짝 드러내며 한참 동안 미묘한 미소를 지었는데, 이와 관련해 묻자 안 감독은 '요거트'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안 감독은 "식사 때 팔로세비치가 요거트를 먹으면 골을 넣더라. 그래서 식사 시간에 전달하며 '이거 먹고 골 넣으라'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실제 이뤄져서 표정으로 표현된 것 같다"며 다시 웃었다.
팔로세비치는 "사실 감독님이 요거트를 처음 주셨을 때는 골을 넣지 못했다. 그다음에 감독님에게서 귤을 받은 뒤 골을 넣어 일종의 '의식'이 됐다"며 "감독님과의 장난 같은 것이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