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류지현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 탈락보다도 실망스러운 경기를 홈팬들에게 보여드린 것에 더 아쉬워했다.
류 감독이 이끄는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PO 3차전에서 3-10으로 완패했다.
1차전을 패배로 시작한 LG는 2차전을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기세를 잇지 못하고 중도 탈락했다. 27년 만의 우승 꿈도 물거품이 됐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준비한 카드를 최대한 활용했는데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아쉽다"며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의 몫"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홈팬들 앞에서 좋은 내용의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다"며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 팀은 빠르게 선발투수를 교체했다. 두산이 더 기민했다. 두산은 2회말부터 두 번째 투수로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반면 LG는 1-1로 맞선 3회초 1사 2루에서 선발투수 임찬규가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임찬규를 상대로 페르난데스가 정규시즌에서 6타수 3안타로 강했고, 앞선 타석에서도 2루타를 쳐냈지만,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마운드 방문이 전부였다.
이후 앤드루 수아레즈가 등판했으나 초반 기선을 빼앗긴 LG는 더는 힘을 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류 감독은 "임찬규를 상대로 페르난데스가 유독 강했다.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맞은 것도 있어서 마운드 방문을 통해 '신중하게 대결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높은 유인구가 홈런으로 이어졌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돌아봤다.
류 감독은 그러나 투수 교체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는 "페르난데스를 거르기엔 뒤에 중심 타자들이 있었고, 반드시 맞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방어적으로 투수 운용을 한다면 희망이 없다"며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모든 것을 했다"고 강하게 말했다.
LG는 팀의 약점으로 꼽힌 타선 부진에 매번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정규시즌에서 가라앉은 타선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타격 부진을 놓고 한 선수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제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에 준비할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 발전된 모습으로 시즌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9회말 마지막 타석에 이성우를 대타로 기용한 것에 대해서는 "나이도 나이지만 팀의 최고참으로서 굉장히 모범적인 선례를 남긴 선수"라며 "그런 부분에서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영역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