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산책] 사우디 vs 미국·유럽 돈싸움에 선수들은 신났다

[권훈의 골프산책] 사우디 vs 미국·유럽 돈싸움에 선수들은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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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출범하는 DP 월드 투어 로고.
내년에 출범하는 DP 월드 투어 로고.

[PGA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뒷돈을 대는 새로운 골프 리그 등장을 앞두고 벌어지는 세계 골프 패권 전쟁에서 선수들만 신났다.

PGA 유러피언투어는 내년 11월 열리는 시즌 최종전 DP 월드 투어 챔피언십 총상금을 2천만달러로 올린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대회 총상금 900만달러보다 갑절 이상 증액된 것이다.

유러피언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손을 잡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항하고 있다.

유러피언투어로 열렸던 사우디 인터내셔널과도 인연을 끊었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내년부터 아시안프로골프투어 대회로 바뀐다.

이에 앞서 PGA 투어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상금을 1천500만달러에서 2천만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성적뿐 아니라 팬 인기를 지수로 매겨 보너스 상금을 지급한다는 구상도 확정적이다.

돈으로 선수를 끌어들이려는 사우디 후원 골프 리그에 돈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유러피언투어는 DP 월드 투어 챔피언십뿐 아니라 투어 대회 상금 총액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유러피언투어의 키스 펠리 사무총장은 내년 대회당 평균 총상금은 두 배 가량 많아진다고 밝혔다.

상금 총액은 무려 2억 달러를 넘어선다.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를 제외하고도 1억4천만달러에 이른다.

유러피언투어는 상금 증액을 넘어 아예 1972년부터 써왔던 투어 명칭까지 바꾼다.

내년에는 DP 월드 투어라는 새로운 간판을 내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물류 기업 DP가 투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사우디의 자금 후원을 받은 그레그 노먼(호주)이 아세안프로골프투어와 손을 잡자 중동, 아프리카 등 기존 영역을 확실하게 다지고 포위망을 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47개 대회 가운데 23개는 유럽 밖에 치러진다.

연간 12개월 내내 대회가 열린다.

펠리 사무총장은 "우리의 전통은 잊지 않겠지만 (유러피언투어라는) 명칭은 좀 현실과 안 맞는다. 우린 진짜 월드 투어"라고 말했다.

유러피언투어 선수들도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유러피언투어 간판스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굉장한 소식"이라며 반겼다.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는 "투어가 더욱 안정되고, 더욱 흥미진진해진다"고 말했다.

정상급 선수들을 서로 제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세력들의 돈 싸움에 내년에는 대회도 늘어나고, 덩달아 주머니도 두둑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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