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에서 포스트시즌(PS) 65경기를 치른 오재일(35·삼성 라이온즈)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처음 열리는 PS 경기에서는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색 유니폼을 입는다.
삼성에 뛴 5년(2014∼2020년, 2017·2018년은 상무 소속) 동안 단 한 번도 PS 무대에서 서지 못한 박계범(25·두산 베어스)은 올해 두산 주전 유격수로 생애 첫 가을 잔치를 즐기고 있다.
9일 시작하는 플레이오프(PO·3전2승제)는 '오재일 시리즈'다. 두산에서는 '박계범 시리즈'가 열리길 기대한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14일 두산에서 배출한 자유계약선수(FA) 오재일과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했다.
약점이었던 '1루수 공격력'을 채우기 위한 전략이었다.
삼성의 2020년 1루수 OPS(출루율+장타율)는 0.713으로 10개 구단 1루수 평균 OPS는 0.801보다 0.088이나 낮았다.
올해 삼성 1루수 OPS는 0.838로 리그 평균 0.765보다 0.073 높다. 오재일의 OPS는 0.878로 더 높았다.
2020년 삼성의 약점이었던 1루수 공격력이, 2021년에는 강점으로 바뀌었다.
오재일은 올 시즌 타율 0.285, 25홈런, 97타점으로 삼성 중심 타선에 무게를 실었다.
오재일은 두산전에서도 12경기 타율 0.275, 2홈런, 11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오재일의 이탈은 아쉬웠지만, 두산은 그의 공백을 잘 메웠다.
LG 트윈스에서 양석환을 영입해 주전 1루수로 세웠다. 양석환은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올렸다.
여기에 20대 중반의 견고한 유격수까지 얻었다.
오재일의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박계범은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5홈런, 46타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중반까지 백업 내야수로 뛰던 박계범은 후반기에 주전 유격수로 도약했다.
두산이 치른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5경기 중 4경기에 선발 출전할 만큼 입지가 단단해졌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삼성의 아킬레스건은 유격수다.
올해 삼성 유격수 OPS는 0.607로 10개 구단 중 9위였다. 두산 유격수 OPS는 0.683으로 5위다. 수비면에서도 두산 유격수가 삼성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계범은 삼성전에서 12경기 타율 0.385, 1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LG와의 준PO에서 10타수 3안타를 치며, 큰 경기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냈다.
삼성 유격수 자리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박계범의 활약이 이어지면 이번 PO에서는 박계범이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부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