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여자 프로배구 제7구단 페퍼저축은행이 IBK기업은행을 제물로 역사적인 첫 승리를 따냈다.
페퍼저축은행은 9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1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21 22-25 25-23)으로 제압했다.
지난 4월 창단 승인된 지 6개월 만에 V리그에 참가한 페퍼저축은행은 이로써 개막 5연패를 끊고 창단 첫 승리를 거뒀다.
2011년 IBK기업은행 이후 10년 만에 탄생한 신생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은 특별 지명과 신인 드래프트로 선수단 기틀을 닦았다.
이렇다 할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젊음과 패기로 똘똘 뭉친 페퍼저축은행은 경험을 쌓아나가며 빠르게 성장했다.
창단 첫 경기인 KGC인삼공사전에서 첫 세트를 따냈고, 4번째 경기인 흥국생명전에선 창단 첫 듀스 접전을 벌였다.
5번째 경기에서 1위 팀 현대건설과 풀세트 접전 끝에 첫 승점을 따낸 페퍼저축은행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마침내 첫 승리의 감격을 맛봤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가 양 팀 최다인 39점을 몰아치고 첫 승리를 견인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으로 여자 프로배구에 15년 만에 복귀한 김형실 감독도 절실한 1승을 따내며 마음고생을 덜어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멤버 3명(김수지, 김희진, 표승주)을 보유하고도 페퍼저축은행의 첫 승리 제물이 됐다.
게다가 1라운드 6경기에서 승점 1도 챙기지 못하고 10년 전 창단 때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다 6연패 늪에 빠졌다.
1세트에서 10-14로 끌려가던 페퍼저축은행은 박경현의 대각 공격, 상대의 오버 네트 범실,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으로 14-14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외국인 공격수의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IBK기업은행의 레베카 라셈(등록명 라셈)이 주춤한 사이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의 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첫 세트를 가져왔다.
엘리자벳은 1세트에서 팀 공격의 53.85%를 점유하며 12점(공격 성공률 57.14%)으로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혼자서 책임졌다.
2세트도 접전이었다. IBK기업은행은 득점 이후 서브 범실이 계속 나오며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8-17에서 다시 엘리자벳이 '해결사'로 나섰다.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 박경현의 쳐내기 득점으로 스코어는 순식간에 22-18로 벌어졌다.
IBK기업은행은 20-22로 추격했으나 세터 조송화의 서브 범실이 나왔다.
엘리자벳의 블로킹으로 24-20 세트 포인트를 만든 페퍼저축은행은 상대 공격 범실로 2세트의 마침표를 찍었다.
IBK기업은행은 배수의 진을 치고 3세트를 맞았다. 교체 투입된 최정민이 활력소 역할을 해내며 한 세트를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4세트에선 김수지, 김희진의 이동 공격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따돌리고 13-8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20-18에서 김희진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며 상승세가 끊겼다.
페퍼저축은행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엘리자벳의 연속 득점, 하혜진의 서브 에이스로 23-21로 전세를 단숨에 뒤집었다.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의 마지막 2득점으로 IBK기업은행의 추격을 뿌리치고 창단 첫 승리를 완성했다.
같은 시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부 경기에선 OK금융그룹이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25-21 25-23 17-25 25-22)로 눌렀다.
OK금융그룹은 4승 2패, 승점 11을 기록하며 1라운드를 3위로 마쳤다. 5위 삼성화재는 3승 3패, 승점 7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OK금융그룹 소속으로 7시즌 만에 V리그에 복귀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27점에 공격 성공률 58.53% 활약으로 '친정팀' 삼성화재를 울렸다.
삼성화재는 카일 러셀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3점을 터트렸으나 개인 범실이 16개에 달했다.
블로킹 싸움에서도 5-11로 크게 밀리며 삼성화재는 잘 싸우고도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