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리도 숨겨놓은 카드가 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를 앞둔 kt wiz의 이강철 감독은 상대 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한 '히든카드'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S 대비 한화 이글스 2군과 연습경기에 앞서 "우리도 숨겨놨다고 볼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며 "의외라고 생각할 만한 선수가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이 '히든카드' 여부를 공개한 것은 KS를 앞두고 양 팀의 정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kt는 일찌감치 KS 진출에 성공하면서 투입할 만한 투수들의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반면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WC)부터 총력전을 펼쳐 다수의 투수가 지쳤고, 이에 따라 어떤 선수가 KS에 선발 등판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KS 1차전부터가 그렇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큰데, 두산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최원준 혹은 곽빈이 등판할 가능성이 크지만, 의외의 선수가 나설 수도 있다.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등판 여부도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정규 시즌 막판 어깨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미란다는 최근 몸 상태를 회복하면서 KS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이강철 감독은 답답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kt가 앞서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선 불리하다.
이 감독은 편안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상대 투수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순리대로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어차피 엔트리에 있는 선수가 나올 것이다. 두산의 모든 투수를 우리 선수들이 잘 알고 있는 만큼, 준비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이 밝힌 숨겨놓은 카드는 불펜 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kt는 핵심 선발 자원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계획을 세웠는데, 예상외의 선수가 불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kt는 쿠에바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고영표, 소형준, 배제성 등 선발 5명 중 한 명이 뒤로 간다.
이강철 감독은 언제 어느 순간에 나올지 모르는 미란다에 관해서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감독은 "미란다는 KS에 출전하리라 생각한다"며 "다만 선발로 나올지, 불펜으로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미란다는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kt는 베일 속에 싸여있는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팀 타격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선취점이 중요하다"며 "필요하다면 1회부터 번트 작전을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자들은 어깨에 힘을 빼고 간결한 스윙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모든 타자는 자기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시즌에서 부활한 연장전도 대비하고 있다. 아무래도 불펜 전력이 좋은 kt에 유리한 환경이다.
이강철 감독은 "9회 이후도 준비했다"며 "다만 경기는 연장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치를 예정이다. 초반 승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