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자동 강등' 1년 만에 프로축구 김천 상무를 K리그1으로 복귀시킨 김태완 감독은 "축구가 참 힘들었다"며 우승의 감격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천은 1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부천FC를 1-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했다.
3경기를 남겨놓은 안양과 승점 11점 차를 만들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K리그2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압도적인 격차를 만들며 우승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털어놨다.
지난 시즌 뒤 연고지를 상주에서 김천으로 옮기면서 K리그2로 자동 강등된 김천은 새 시즌 초반 많이 삐걱거렸다.
모두가 김천을 우승 1순위로 꼽았으나, 첫 9라운드까지 성적은 3승 2무 4패에 그쳤다.
김 감독은 "9라운드까지 가장 힘들었다. 이 팀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때 우승이라는 '목표'를 잠시 잊고 선수들이 즐겁게, 자신의 축구를 펼쳐 보일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이어 "결국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문제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우리에게 맞는 옷(전술)을 다시 연구하고, 각 선수를 잘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면서 조금씩 이겨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축구는 좋은 전술이 있다고, 좋은 선수가 있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면서 "종합적으로 마음이 맞아야 하고 조직력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한 시즌 내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해야 우승이 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현역 은퇴 뒤 2002년부터 군 팀 김천에서 코치로 일해온 '군무원'이다.
2017년 처음으로 정식 사령탑에 올라 5시즌째 김천을 지휘했다.
이번 우승은 김 감독이 지휘한 첫 우승이다.
우승 소감을 말해보라고 하자 김 감독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팀을 이끌었는데, 올해는 정말 감독이라는 직업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면서 "막판에 다들 우리의 우승이 확정된 것처럼 말했지만, 난 '만일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고민을 많이 했고, 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1부에서 경쟁할 다음 시즌 계획을 묻는 말에는 "군대에 온 선수들이 1년 6개월 동안 더 발전하도록 돕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