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시리즈(KS)에서 맞붙는 kt wiz 이강철 감독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숨겨놓은 카드가 있었다.
kt는 기존 5명의 선발 투수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계획을 세웠고, 두산은 부상에서 회복해 KS 엔트리에 포함된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쓰임새를 꼭꼭 숨겨놨다.
두 감독은 두 선수의 기용법을 두고 일종의 심리전을 펼쳤는데, 13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운용법을 모두 공개했다.
이강철 감독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S 미디어데이에서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쓰임새에 관한 질문을 받고 "고영표는 선발에서 뺐다"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소화했던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서 불펜으로 깜짝 등판해 3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고영표는 선발등판 후 단 하루를 쉰 뒤 등판해 42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펼쳤다.
SSG는 해당 경기에서 승리해 삼성 라이온즈와 동률을 이뤘고,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이 무너지거나 경기가 길어지면 고영표를 투입해 기세를 잡을 계획을 세웠다.
고영표의 불펜 이동으로 kt는 윌리엄 쿠에바스-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소형준-배제성이 선발을 맡게 됐다.
이 감독이 고영표의 쓰임새를 공개하자, 김태형 감독도 곧바로 미란다의 활용방안을 밝혔다.
김 감독은 "미란다는 3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발 등판하기 전에 불펜 투구를 한 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다시 생각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3차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두산은 1차전 선발 곽빈, 2차전 선발 최원준, 3차전 선발 미란다로 선발진이 짜여질 가능성이 커졌다.